내가 인도 수도원에 있을 때 저녁 기도 시간이 되면 촛불을 하나 밝히고 시타르를 연주하면서 편안한 자세로 벽에 기대기도 하면서 기도를 바쳤어요. 기도가 끝나더라도 그 내용과 운율들이 가슴에 남아서 마음이 정화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오늘 인도 가수 박양희씨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때의 추억들이 생각났어요. 박양희씨의 가수로서 사용하는 이름이 나무인데 우리는 평소에 나무 + 아미타불이란 염불을 하지요.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을 호흡이라고 하지요. 목에 숨이 붙어 있을 것을 목숨이라고 하고요. 호는 숨을 내쉴 호(呼)자고 흡은 들이쉴 흡(吸)자입니다. 우리는 호흡(呼吸)보다는 흡호를 많이 합니다. 숨을 쉴 때 자세히 살펴보면 길게 내쉰 만큼 들이쉬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내쉬는 것에만 집중을 해서 길게 해도 들이쉬는 숨은 자연히 길어져요. 이것을 "출장식, 입단식"이라고 합니다. 호흡은 우리 안에 번뇌와 탁한 기운을 다 내 보내고 심신이 안정이 되어 자비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나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합니까? 물이 필요하고 햇빛이 필요하고 양분이 필요하고 바람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비가 자주 오지 않는 사막이나 고산지대에도 나무, 선인장이 살아갑니다. 이 선인장은 어떻게 살아가겠어요? 사막의 나무들은 밤에 찬 이슬이나 안개 등 공기 중의 수분을 잎으로 흡수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흡수한 수분을 뿌리에 저장을 해 두었다가 조금씩 사용한다고 해요. 보통 나무는 뿌리로 수분을 흡수해서 잎으로 보내지만 선인장 같은 나무는 반대로 작용을 하지요. 뿌리가 부모고 잎을 자식이라고 한다면 선인장은 자식이 부모를 키워주고 있는 셈이죠.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죠. 자식을 보면서 부모의 삶이 바뀌고 고쳐지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나무만 잘 지켜보아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울 수 있어요. 우리 안에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은 콧구멍으로 계속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촛불에 병 같은 것을 덮으면 꺼져 버리죠. 누가 목을 조르면 그 순간에 바로 생각이 끊어집니다. 명상은 어떤 의미에서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정지된 숨 인도말로 ‘쿰바카’라고 하는데 이것을 점점 키워 나가는 훈련 이 필요합니다. 이 숨과 숨 사이는 생각과 생각 사이, 먹구름과 먹구름 사이 언뜻 비치는 푸른 하늘과 같은 것입니다. 대원사 입구에 벚꽃터널이 요즘 짙어지고 있지요? 똑같이 10년 전에 심었지만 어떤 나무들은 아주 우람하게 자란 반면에 성장이 멈춘 듯한 나무도 있어요. 이런 나무는 자갈밭에 심은 것이예요. 양분을 제대로 공급 받을 수가 없어서 성장을 못하고 생존만 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나무를 다른 말로 표현을 하면 우리 몸밖에 나와 있는 허파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허파로 숨을 쉬지요. 살면서 겪는 슬픔과 서러움이 스트레스로 쌓이는데 바로 허파에 쌓인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허파를 감싸고 있는 늑막에 쌓입니다. 이 허파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만트라가 “쓰-” 이고 무드라가 있어요. 무릎에 양손을 편히 놓았다가 가슴까지 그대로 들어 올려요. 가슴에서 하늘을 향한 손바닥을 돌려서 쭉 뻗으며 “쓰-” 하면서 숨을 내 뱉습니다. 이때에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 눈으로 미소의 행복한 기운을 모아서 허파를 그 눈이 허파를 지그시 응시한다고 명상합니다. 그러면 그 기운이 허파에 있던 슬픔과 서러움의 기억이 자비로운 기운으로 샤워를 받아 녹아 버리게 된답니다. 우리는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지요? 나무들은 우리와 반대로 숨쉬기를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산소를 내 보내 줍니다. 좋지 않는 기운을 스스로 받아들여서 좋은 기운으로 전환 시킨 다음 주변으로 그 기운을 공급하는 나무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아미타불이 되는 거예요. 나무를 볼 때마다 한번씩 “나무아미타불” 이라고 염불을 하도록 하세요. 티벳 사람들이 나무처럼 숨을 쉬는 방법이 바로 자비명상법입니다. 손바닥을 합장하고 양쪽엄지손가락을 구부려서 감실을 만듭니다. 그 감실에는 부처님을 모셨다고 생각하고 이마 높이로 부처님을 올려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이마를 통해 내게로 들어온다고 생각하십시오. 이마로 들어온 자비광명이 내 몸의 모든 숨구멍을 통해서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고 명상을 하는 겁니다. 이 자비명상을 열심히 하다보면 내안의 좋지 않는 감정과 기운이 정화되어서 상대방에게도 전달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호흡 호흡 마다 나무처럼 숨을 쉬어 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나무가 될 때 아름다운 총림을 이루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