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은 부처님이 열반하신지 천오백 년 후에 말법의 시대가 시작되는 시대에 신라의 왕자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분이 태어나신 날짜, 성불하신 날짜, 열반하신 날짜가 모두 7월 30일 이예요. 부처님 탄생일이신 4월 보름은 둥근 보름달이 뜬 백월이고, 7월 30일은 달이 그믐달인 흑월입니다. 우리가 지장보살님을 유명교주(幽冥敎主 )라고 부르는 것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사명을 부여 받은 분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입니다.
지금의 삼성동 코엑스 자리가 예전에는 봉은사 소유였어요. 지금도 그곳에는 ‘승과평’이라는 표식이 남아있습니다. 조선시대 봉은사는 우두머리 사찰로서 스님들의 과거시험(승과고시)을 관장했어요. 그 시험을 보던 넓은 터를 “승과평”이라고 불렀지요. 한적한 시골 땅이 강남 개발로 해서 지금은 엄청난 발달을 하였지요. 서산대사, 사명대사도 이곳에서 승과에 합격을 했습니다. 이 두 스님을 세상으로 끌어내신 분이 보우대사고 그 보우대사가 세상에 나오도록 청한분이 문정왕후 입니다. 그런 봉은사에서 재가불자들이 “웰다잉” 이라고 죽음을 준비하는 공부를 오진탁 교수에게 배우고 대원사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직접 체험을 해 보기 위해서 올 여름에 오게 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첫째 우리의 삶이 한정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함으로서 삶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지닐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다른 하나는 죽음을 앞두고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가는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들이 괴로움을 줄이기 위해서 오늘은 대원사 템플스테이 수련교재인 <죽음을 준비합시다> 내용 중에서 바르도 기도문에 대해서 배워볼까 합니다.
모든 스승님과 동⋅서⋅남⋅북의 수호신장과
극락세계의 아미타 부처님께 엎드려 절합니다.
바라옵건데 큰 자비를 베푸사
저를 진리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사람이 사는 데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욕심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자살을 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없애 버립니다. 철학적인 삶은 지혜를 키우고 진리를 깨닫는 삶입니다.
살면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은 없지요. 제고무명고(諸苦無明故)란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무명에서 온다는 말입니다. 보통 네 가지로 말하는 4고(四苦), 즉 생(生) ·노(老) ·병(病) ·사(死)에, 사랑하는 자와 이별하는 고통인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수와 만나는 고통인 원증회고(怨憎會苦),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고통인 구부득고(求不得苦), 그리고 오온(五蘊), 즉 나를 구성하고 있는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다섯 가지 요소가 너무 치성(熾盛)한 고통인, 오온성고(五蘊盛苦)를 더하여 8고라고 합니다.
사람이 가진 병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병 하나가 사람 꼴을 보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마곡사 마가스님이 교회에 가서 법문을 하신 내용이 사람 꼴을 보지 못하고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예스 그려 하다보면 예수 그리스도처럼 된다고 해서 많은 교인들의 박수를 받았답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가족도 궁극에는 혼자가 되는 이치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요.
제가 심한 혼란 속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스승들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여
흔들리지 않는 빛의 길을 가게 하소서.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지나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는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중의 하나가 자기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합니다. 자기를 다스린다고 하는 말 중에는 자기 혀를 잘 다스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티벳에서는 불경을 다 외우는 시험이 있고 스님들은 그 시험에 통과하면 박사가 됩니다. 처음에는 불경을 외우기 위해서 계속 입으로 중얼 거리다가 그것을 외운 다음에는 외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계속 반복하며 외웁니다. 시간이 나면 우리는 쓸데없는 말을 하고 쓸데없는 모임에 쫒아다니는데 시간을 허비합니다. 그 쓸데없는 생각과 말들을 지혜로 바꾸는데 염불이 효험이 있습니다. 우리 불자들이 보시를 하고 공덕을 많이 짓지요? 그런데 그런 공덕을 좋지 않는 말과 화를 내면서 차츰 차츰 까먹어 버린답니다. 그렇지만 염불이나 불경을 읽게 되면 이제까지 말로 지은 구업을 소멸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어두운 무지 때문에 윤회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비로자나 부처님의 인도를 받아
궁극적인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티벳에서는 달라이라마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스님들이 있어요. 의사가 되기 위해 먼저 스님이 되어서 일단 자비심을 키워야 해요. 제가 티벳에 갔을 때 유명한 의사스님을 친견했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병의 원인을 크게 나누어보면 탐, 진, 치, 마, 니(탐욕, 성냄, 질투, 교만, 무지) 오독 번뇌라고 했습니다. 이 오독 번뇌 때문에 몸에 병이 생기고 윤회하는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거예요. 탐욕에는 오욕(재, 색, 식, 명, 수)과 육근(안, 이, 비, 설, 신, 의), 칠정 이런것들이 있지요.
어떤 사람이 벌판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성난 코끼리가 달려옵니다. 그는 코끼리를 피하기 위해 마구 달리기 시작했고, 몸을 피할 작은 우물이 있어 급한 나머지 그 속으로 들어갔어요. 우물에는 마침 칡넝쿨이 있어 그것을 타고 밑으로 내려갔는데. 한참 내려가다가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밑에는 다시 무서운 독사가 입을 벌리고 있고 위를 쳐다보니 코끼리가 아직도 우물 밖에서 성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지요. 그는 할 수 없이 칡넝쿨에만 매달려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위에서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며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뿐만 아니라 우물중간에서는 작은 뱀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고 온 몸에 땀이 날 정도로 두려움에 떨며 칡넝쿨을 잡고 위만 쳐다보고 있는데 마침 어디선가 벌 다섯 마리가 나타나 칡넝쿨에 집을 지어서 꿀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는데 그는 꿀맛에 취해 자신의 모든 위급한 상황을 잊고 맙니다. 이렇게 오욕락에 빠진 인생에 대한 비유가 열반경에 나오는데 톨스토이가 이 비유를 읽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해요.
육근은 색,성,향,미,촉,법을 이야기 하고 그것에 따르는 7가지 감정들에 매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자기가 자기를 바라볼 수 있을 때 내가 지금 어떤 대상에 빠져 있는지를 알고 지켜보고 빠지지 않고 변화시킬 수 있으면 전식득지(轉識得智)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전식득지란 우리의 의식들이 지혜로 바뀐다는 뜻인데 5가지 번뇌가 바르도의 지혜를 만나면 5가지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 우리가 육신을 가지고 있을 때는 육신에 매여 살기 때문에 육신을 벗어나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바르고 빠르게 해탈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바르도 기도문은 영가의 세계에서 바르게 깨닫게 해주는 지혜로운 법문입니다. 법당에 만다라를 보면 주로 청, 황, 적, 백, 흑 5방색을 주로 사용해서 그려집니다. 5방색은 다시 다섯가지 방향을 나타내고 방위마다 부처님이 있어요. 동, 서, 남, 북, 중앙 이 5곳에 각각 부처님이 계시고 마음의 번뇌로는 탐욕, 성냄, 무지, 교만, 질투가 있는데 우리 박물관에 가면 연꽃잎을 떨어뜨려서 만다라 결연맺기 체험을 해보는 것이 있지요? 바닥 만다라에 동, 서, 남, 북, 중앙의 한곳에 꽃잎이 떨어지면 떨어진 곳에 계시는 부처님과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처님께 의지해서 번뇌를 극복합니다. 예를 들어 꽃잎이 동쪽에 떨어지면 아촉불은 동방에 계시고 내가 다스려야 할 번뇌는 성냄이라고 생각하고 아촉 부처님에 의지해서 성냄을 알아차리고 다스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식득지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부처님이 세상에 오셔서 중생을 오온의 세계로부터 해탈시키는 것을 ‘결연’이라고 합니다.
제가 강한 원한 때문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동방세계 아촉불의 인도를 받아
거울 같은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 거울같은 지혜의 투명한 빛을 일컬어서 대원경지(大圓鏡智)라고 합니다. 우리들은 자기안에 거울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 안에 거울을 보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자기밖에 있는 거울만 쳐다보고 살지요. 자기안의 거울을 볼 수 있고, 그 거울에 티를 닦아 낼 수 있으면 자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게 됩니다.
제가 강한 아집 때문에 윤회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남방세계 보생불의 인도를 받아
평등하게 보는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지금 눈을 감고 어느 쪽이 서쪽인지 생각하고 서쪽을 향해서 오른손을 들어 보세요. 해가 지는 곳이 서쪽이지요? 그런데 해가 지는 방향도 사계절에 따라서 달라요. 정서(正西)는 동짓날 해가 지는 방향을 정서로 봅니다. 옛말에 서방정토,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앉을 때 서쪽을 향해 앉습니다. 마지막 임종순간에도 서쪽을 향해서 합장을 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몸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당하게 되요. 아미타불 염불을 계속하게 되면 자신이 떠날 날을 알게 된대요. 세상에 태어나는 것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제가 지나친 욕심 때문에 윤회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서방세계 아미타불의 인도를 받아
분석하는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남방세계는 평등성지(平等性智:자타일체의 평등함을 깨닫는 것), 서쪽 아미타불의 세계는 묘관찰지(妙觀察智 : 모든 대상을 직접 접촉하지 않고 관찰로서 의심을 끊는 것), 북방세계는 성소작지(成所作智 : 오관의 작용을 자재하게 되어 중생들에게 이로운 일들을 펼치는 것), 이렇게 5가지의 지혜로 전환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다섯가지 번뇌가 부처님의 5가지 지혜로 바뀌게 해주는 것이 바로 바르도 기도문 입니다.
제가 다섯 가지 심한 독으로 윤회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오방여래의 인도를 받아
다섯가지 지혜가 어우러진 투명한 빛 속으로 들어가게 하소서.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이 수호자가 되어
윤회의 세계에서 저를 구원해 주소서.
제가 바르도의 어두운 길을 잘 통과하여
지극히 순수한 땅 아미타불의 극락정토에 테어나게 하소서.
나무 서방 대교주 무량수 여래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