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서 태풍이 온다고 하여 취소했다가 다행이도 비껴간다고 해서 취소를 다시 취소했어요. 어제 영산재 공연을 오셨던 스님들도 대원사를 위해서 신장님들이 바람을 다른쪽으로 보내버렸다고 하셨어요. 저번에 태풍 하나가 오다가 소멸되었지요. 사나운 태풍이 민들레 라고 불러 주니까 순해져 버렸어요. 사람의 성향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있고 사납고 거친 사람이 있지요. 후자의 경우 어린시절을 통해 사랑을 많지 받지 못하고 컸을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이런 사람일수록 우리가 잘해주고 \'민들레\'하고 불러 줘야 되요. 모든 이치가 상대방을 어떻게 불러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과 모든 삶도 변할 수 있습니다. 대원사에서 백일기도를 시작한지 22회째를 맞이 했어요. 저번에 티비에서 \'VJ 특공대\'라는 프로그램에서 대원사 소개를 보고 처음 참석하신분들이 늘어나서 요번 동참자가 제일 많아요. 어제 영산재를 아주 장엄하게 부처님 당시 영산회상을 꾸며서 천도재를 올렸어요. 한국불교 1600년 역사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발현된 불교 문화 유산이 영산재입니다. 많은 사부대중이 환희심이 일고 신심이 났다고 해요. 영산재는 무형 문화재로 등록이 될만큼 일반적인 판소리식 발성이 아닌 독특한 발성법을 단련한답니다. 이런 소리는 영가들이 듣기만 하여도 마음에 맺힌것들을 다 풀수가 있다고 해요. 여러분들도 유명한 가수나 성악가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 비싼 입장료를 내고 관람을 하시지요? 여러분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몸의 기가 열리고 가슴에 맺힌 것들이 풀어진답니다. \"견자이익 청즉해탈\" 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뜻입니다. 이번 백일기도 교재로 쓰인책이 제가 엮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입니다. 죽음의 현상과 죽음이후에 대해서 써놓은 책인데 그중에 바르도의 세계에 관한 부분은 꼭 읽어 보세요. 우리가 살아서 유용한 정보는 금융정보 법률정보등이 있겠지만 죽음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삶에 대해서만 집착을 하게 되는데, 바르도의 세계를 알게 되면 영가들과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어떻게 기도해주고 준비를 해야하는지를 깨닫게 되지요. 살다보면 친구보다 적이 많아지게 되는데 죽고 나면 눈앞에 적이 나타난대요. 그런데 그 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로 자기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내가 나자신을 괴롭게 하는 지경이 우리 현실에도 비일비재합니다. 자신을 잘 길들이고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항상 참회와 발원의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의 허물만 보고 시비장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입으로 업을 짓게 되지요. 우리 마음속에 선업을 짓는데 자꾸 방해를 하는 도깨비가 있는데 적귀, 청귀, 흑귀 예요. 적귀는 성내고 질투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고, 청귀는 만족할줄 모르는 끝없는 욕심이며, 흑귀는 어두운 마음 무지를 말합니다. 이런 도깨비들을 다 항복받고 이겨낸 사람은 도둑도 어린아이처럼 변하게 만들 수 있고 참회의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자신의 허물을 보게 되고 남에게 상처가 되는 독한말도 하지 않게 됩니다. 팔만대장경 대집경에 나오는 임종징엄게는 사람이 살다가 죽으면 죽음의 현상을 통해서 그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 알수 있다고 일러주는 법문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지(땅의 기운),수(물의 기운),화(불의 기운),풍(바람의 기운) 사대가 흩어지게 됩니다. 땅의 기운이 흩어질때는 압박감을 느껴서 자꾸 일으켜 달라고 하고, 물의 기운이 흩어질때는 갈증을 느끼고, 화대가 몸을 떠나면 점점 차게 식고 굳어지게 된답니다. 우리몸에는 아홉 개의 구멍(윤회의 문)이 있는데 의식이 이 구멍으로 빠져 나가면 계속 윤회를 하게 됩니다. 정성안천(정수리는 성인에 눈은 천상에)이란 구절은 임종시에 아미타불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아미타불의 가피로 몸에 새로운 정수리에 혈이 열리는데 이 혈로 의식이 빠져 나가면 정토로 다시나고 눈으로 빠져나가면 천상에 난다는 말씀입니다. 영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 정성으로 한자 한자 사경을 해 올리는게 큰 공덕인데 익산에 계신 한 보살님이 법화경 28권중에 1,2권을 무더운 여름에 사경을 하시면서 더위를 잊고 자신을 잊고 지냈답니다. 여러분도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라며 할수 있는 작은 것에서부터 공덕 지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