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불공 법문 오늘이 무슨 날입니까? 동짓날 이지요.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팥죽을 먹지요. 동짓날 이렇게 같이 모여서 불공을 드리면 평생 동지가 될 수 있어요. (일동 웃음) 이제 겨울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봄을 준비하고 있어요. 꽃들은 봄에 피지만 그냥 저절로 피어지는 게 아니고 지금부터 꽃망울을 준비하고 있어요. 뜰에 매화도 있고, 목련도 있고, 벚꽃도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가지 끝에 꽃망울을 맺어서 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요에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라는 가사가 있어요. 오늘이 ‘까치설날’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동지를 “작은설” 이라고 했답니다. 오늘은 밤이 가장 긴 날인데 다시 말하면 낮이 가장 짧다, 즉 태양의 길이가 짧은 날 이랍니다. 오늘 태양이 가장 짧고 내일부터 서서히 길어지지요. 예전에는 생명의 근원을 태양에 두었기 때문에 “새로운 해 = 새해”가 되는 겁니다. 예로부터 하선동력 (夏扇冬曆 : 단오때 부채와 동지때 달력 : 철에 맞는 선물을 일컫는 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 조상님들은 동지가 새해라서 달력을 만들어 임금님께 올렸어요. 그러면 임금이 도장(옥쇄)을 찍어서 다시 관리들에게 하사를 했어요. 이것을 다시 관리들이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우리 대원사에서는 이번에 박물관에서 조그마한 달력을 만들었어요. 가실 때 하나씩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어느 잡지에서 봤는데 한 사람이 성지순례를 108 사찰을 정해 놓고 다녔대요. 부부간에 같이 다니면서 각 사찰의 역사와 아름다운 풍경과 독특한 풍습등을 직접 체험했다고 해요. 더불어서 건강도 좋아지고 부부간에 정도 깊어졌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이런 풍습이 있어요. 각 사찰마다 다니면서 108배를 하고 가지고 다니는 옷에다가 주지스님께 도장을 받아요. 그러다가 죽게 되면 그 옷을 수의로 쓴답니다. 부모가 108 사찰을 다 못 다니고 죽으면 자식에게 사찰의 명단을 정해 준대요. 그러면 자식들이 대를 이어서 순례를 다닌답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공을 들이도록 노력해 보세요. 내년이 원숭이 해지요? 우리 마음을 원숭이외 같다고 표현한 사자성어로 심원의마(心猿意馬)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은 원숭이 같고 생각은 말과 같다는 뜻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생각을 집중할 수 없다는 말이예요. 이 원숭이를 잘 붙들기 위해서는 길들이는게 중요 하답니다. 태국에 가면 원숭이 잡는 사냥꾼이 있어요. 원숭이의 행동이 매우 재빠르기 때문에 이 사녕꾼들이 고안해 낸 방법은 독특합니다. 오래된 고목나무의 구멍에다가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넣어 둔답니다. 원숭이가 바나나 냄새를 맡고 조그마한 구멍에 겨우 손을 집어 넣고 바나나를 잡습니다. 멀리서 망을 보고 있던 사냥꾼은 원숭이가 바나나를 집으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 온답니다. 그렇지만 바나나를 잡고 있는 원숭이는 손이 구멍에서 빠지지 않아서 발버둥치다가 결국은 붙잡히게 됩니다. 원숭이가 붙잡히지 않으려면 그 바나나를 놓아 버리면 되겠지요. 이것이 원숭이의 법문입니다. 여러분이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바나나를 놓아버리세요. 내가 무엇을 쥐고 힘들어 하는가 가만히 살펴 보세요. 자식에 집착하고 돈이나 명예에 집착해서 괴롭고 고통스러운 거예요. 이런것들을 놓아버리게 될 때 우리 마음은 자유를 얻게 됩니다. 달력을 보면 경신년에 경신일이 1년에 6번 나옵니다. 동양에서 이를 6경신이라고 하는데 이 경신일에는 잠을 자면 안된답니다. 사람의 몸에 세 마리의 시(尸)라는 것이 있대요. 그래서 삼시(三尸)라고 하는데 한 마리는 이마에 있고 한 마리는 심장뒤에 있으며 한 마리는 배꼽 아래 단전에 있답니다. 삼시는 몸에 숨어 있으면서 사람의 잘못된 말과 행동과 생각을 기록했다가 경신일에 사람이 잠들면 정수리를 통해 빠져 나와서 염라대왕에게 기록을 고자질 한다고 해요. 이 죄의 경중에 따라서 수명이 줄어든다고 해요. 여러분들도 이 경신일에 철야 기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장보살님의 서원을 배우겠습니다. ‘중생도진(衆生度盡), 지옥미제(地獄未際) 서부성불(誓不成佛) 방진보리(方盡菩提)’ 지옥을 텅비우지 아니하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는다고 하는, 일체 중생을 완전히 제도한 후에 성불하겠다고 하는 큰 원을 세우신분이 지장보살님입니다. 이러한 삶을 현실적으로 사시는 분이 보살님인데 현재 티벳 린포체들이 이러한 삶을 살고 있어요. “불광” 잡지에 지산스님이 구화산 지장보살 성지를 순례하고 기고한 글이 있어요. 티벳에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분이 ‘밀라레빠’라는 분이고 그 제자가 깜뽀빠입니다. 이 분의 제자가 4사람인데 그중 한분이 까르마파가 있는데 까라마파부터 환생을 거듭하고 있는데 17번째까지 왔어요. 또 ‘까루 린포체’라는 분이 있어요. 이분은 대만에서 센터를 세우고 수도를 하시다가 다시 태어나서 모셔졌어요. 지산스님이 히말라야에 있는 이 스님의 수도원에 찾아갔어요. 8살 된 꼬마 린포체에게 47살된 지산스님이 질문을 합니다. “나는 10년간 한국의 선방에서 수행을 했으나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불교의 궁극적인 진리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8살의 린포체가 대답합니다. ”당신은 방금 아직 깨닫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미 우리 모두는 깨달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궁극적인 진리는 우리 모두가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신은 아직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을 버리고 계속 수행을 하면 됩니다.“ 우리는 두가지 차원에서 이 세상에 옵니다. 하나는 업력에 따라서 오는 것 입니다. 탐욕이라는 아버지와 무지라는 어머니의 결합으로 과거의 기억과 단절되고 내생의 삶에 대해서 알지 못하게 되지요. 금생의 삶과 가족에만 매여서 살아가게 됩니다. 두 번째는 원력으로 온답니다. 이 세상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오는 것이지요. 우리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내세 발원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동짓날 불공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어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금연을 위해 애를 쓰지만 안 피우는 사람들은 부러 애를 쓸 필요가 없어요. 같은 이치로 불법의 서원을 가지고 자비를 실천하는 사람은 달리 깨달음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자비를 실천하는 것, 돈으로 재능을 환산하지 않고 정을 주고 받으며 나눔이 소통되는 세상이 될 때 바로 이 세상이 정토가 되는 겁니다. 정리 정혜자 miraboh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