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에 사립 박물관장님들과 함께 중국 박물관 몇 군데를 보고 왔습니다. 그곳의 박물관 관장님들이 직접 소개와 안내를 해 주어서 새로이 알게 된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뜻깊고 유익한 여행겸 견학을 다녀 왔습니다. 한국에 사립 박물관이 200여개 가까이 되는데 제대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이번 중국 견학 코스는 자금성안에 고궁 박물관, 천안문 옆의 국가 박물관, 소수민족 박물관, 수도 박물관, 용화궁 박물관, 법륜사 박물관, 건릉 박물관등을 차례로 돌아보고, 당락궁 공연장에서 당나라 당시 공연을 보기도 했습니다. 광주는 아시아 문화도시를 지향하면서 문화예술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인프라 구축을 필요로 하는 지역입니다. 특히 박물관이 전혀 없고 미술관이 두 군데 현상유지를 하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특색을 갖춘 박물관 문화가 많이 꽃피어 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강연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중국은 사회주의 정책에서 개방적으로 노선을 바꾸면서 박물관 문화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수리를 하지 않은 박물관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국가 적인 지원을 하고 인력을 길러서 중국 문화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어요. 첫 이야기는 국가 박물관이라는 곳에 대한 것인데요, 건축 면적이 69,000㎡ 이고 전시 면적은 8,000㎡ 규모로 굉장히 큰 건물입니다. 이곳에서 “정화함대 항해 6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어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정화함대’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70년 전에 중국의 대 선단이 이미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 했어요. 그 역사적인 일을 기념하여 대외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었지요. 우리나라에는 “1421”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어요.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은 승려출신입니다. 나졸들을 변방에 왕으로 봉하고 2대 황제에 주윤문을 앉힙니다. 북경을 지키는 왕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군졸을 몰고 오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물러 갑니다. 간신들이 왕정을 일으킨다는 핑계를 대서 쳐들어 오지요. 주윤문이 자살을 시도합니다. 나의 운이 여기서 끝나는 구나. 그때 내신이 사람을 시켜서 돌아가시기 전에 나라가 위급할 때 풀어 보라고 한 함을 열어 보니까 3가지가 나옵니다. 그중에 왕궁을 빠져 나가는 비밀 통로가 그려진 지도를 보고 삭발을 하고 변장을 하고 궁전을 빠져 나갑니다. 정화함대는 결국 왕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바다를 건너 가서 새로운 왕국을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윤문을 잡아 들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함대라고 합니다. 65척의 배에 선원과 일반인 과 명이 승선을 했다고 해요. 그때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 화교의 뿌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명나라 영락제때 시작해서 7차에 걸쳐 진행이 되면서 더 이상 막대한 정부의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바다로 뻗어 나가던 힘을 접게 되지요. 그때부터 서양 열강에 뒤지게 되는 역사적인 시점이 되지요. 정화함대가 이루어 놓은 이런 유적들을 관심있게 연구한 이가 영국 해군 장교입니다. 세계의 곳곳에 남아있는 자료들을 모아서 세상에 내놓은 책이 “1421”입니다. 이책의 내용으로 인해서 콜럼버스의 신대륙이 아닌 정화함대가 먼저 발견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조명되니까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요. 중국에서 역사적으로 바다는 적들의 생활터전이었고, 민족성은 대륙 지향적이었지요. 왜구와 오랑캐를 막아내기 위해서 성을 쌓고 했지만 바다로부터 적이 쳐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심리적으로는 실크로드를 통해서 좋은 문물이 전해져 왔다고 생각하고, 바다를 통해서는 아편을 비롯해서 좋지 않는 것들이 전해져 왔다고 생각해서 “정화”를 부각시키지 않았답니다. 14개의 해양도시를 개방화 정책을 펼치면서 . 정화라는 인물은 환관신분 입니다. 상업이라든가 해양술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있었답니다. 중국은 등소평이 개방정책을 펼치고 임종 직전에 당 간부들에게 3가지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 첫째는 지속적으로 개혁과 개방 정책을 펼칠 것, 둘째는 세 가지 반도를 발전시켜서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할 것, 셋째는 21세기는 동양 사상이 중심이 되고 특히 중국 불교를 복원해서 세계 문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 전략으로 말미암아서 10년 전에 승려들이 3만 명에 못 미쳤는데 지금 30만이 넘는다고 해요. 문화 혁명 때 엄청난 사찰과 문화재들이 파괴 되고, 특히 중국 영은사는 두 번째로 지어진 역사 깊은 사찰인데 홍위병들이 파괴하려 했던 것을 건물과 불상 등에 주은래가 보낸 군사들이 모두 모택동 사진을 붙여 가지고 지켜냅니다. 북경에 남아있는 청대의 화려한 사원, 포탈라궁등이 주은래의 보호로 인해서 그 당시에 남겨 졌고, 파괴되었던 것들도 요즘 들어 빠르게 복원되고 있습니다. 중국에 많은 릉들이 있어요. 중국 최고는 바로 세계최고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시황의 릉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지요? 우리가 지금 진시황릉이라고 생각하는 무덤은 사실 진시황의 릉이 아닙니다. 아직 진시황의 릉은 발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세상에 알려진 부분은 진시황릉의 입구에 있는 병마용 무덤입니다. 진시황을 보호하는 호위병들이지요. 그 당시 진시황의 릉을 발굴하려 했지만 그 당시의 기술로 발굴된 유적을 보존을 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발굴을 보류 했어요. 이 진시황릉보다 규모가 큰 릉이 “건릉”입니다. 당나라 때 가장 문화가 발전하고 국가적인 재력이 풍부했던 당 고종때 시작되어 측천무후때 완성이 되었습니다. 고종과 측천무후가 합장이 된 형태의 왕릉입니다. 중국지도를 놓고 보면 서한이 중심 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당시 당나라는 수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해 냈고, 국제적인 교류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었고, 우리 신라에서 유학도 많이 가고, 아라비아에서까지 사람이 와서 외국인만 만 명이 넘었다고 해요. 그 당시 중국 장안의 문물과 제도를 우리나라에 가져와서 조성된 것이 서라벌이고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나라와 교토가 만들어 졌어요. 현재 우리나라 사찰의 가람구조가 거의 그 당시에 유입되었던 것입니다. 왕들이 무덤을 만들면 엄청난 인력과 재화가 동원됩니다. 이 건릉은 천연 암산을 굴을 파고 그 밑에 릉을 만들었어요. 2천년 전에 지하를 파고 왕궁을 조성하고 현대보다 더 편리한 시설들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 입구를 알아도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만든 릉이 건릉이예요. 당대 최고의 기술과 문화가 그 건릉 안에 잠들어 있다고 학자들이 짐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고고학자들은 확실히 발굴되지 않은 릉중에서 문화유산으로서 가치있는 릉으로 무릉, 진시황릉, 건릉을 꼽고 있어요. 수나라를 멸하고 당나라를 일으킨 사람이 당 태조인데, 이 사람은 당나라의 건국 정신을 자기 조상 ‘노자’에게서 찾습니다. 바로 “도선후불” 정신이죠. 이것이 고구려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서 보장왕때 수많은 절들이 도각으로 바뀌고 스님들이 백제와 신라, 일본까지 망명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정치가 흔들리면서 멸망으로 가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지요. 조선시대 억불숭유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러한 당나라 노선을 크게 바꾼 사람이 측천무후 예요. 중국 5천년 역사에서 10대 황제를 꼽을때 그 안에 무측천이 들어 갑니다.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고 문화 정책을 널리 펼쳤던 이가 측천무후인데,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왜곡되어 전해져 왔습니다. 중국의 왕들은 황후가 1명, 황비가 3명, 황빈이 9명 거느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무측천은 재인 신분으로 고종이 왕이 되자 황비가 됩니다. 고종은 성격은 유약하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그의 생전에 많은 실권이 측천무후에게로 넘어 옵니다. 고종이 죽자, 측천무후는 두 아들을 황제로 추대했다가 나중에 직접 여왕이 되어서 나라 이름도 바꾸고 수도를 낙양에서 서한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정책도 “선불후도”로 바꾸어서 당나라 문화사와 국제 교역 등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지요. 건릉 주변에는 무측천의 손녀인 영태공주의 릉도 있는데, 현재 그 릉을 발굴해서 그 안에 있는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만든 박물관이 건릉박물관 이예요. 영태공주의 릉안에 벽화들이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그린 거예요. 예전 중국에는 불교가 종교로서도 활용되었지만 제왕들의 통치 이념으로서 받아 들여 졌어요. 나라가 통합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황제 즉 여래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당시 불상의 모습에는 왕의 모습이 모델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낙양의 용문석굴은 바로 측천무후의 모습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여러분이 측천무후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그 불상을 보면 되요. 또 측천무후는 “대원경”이라는 경전을 제작하는데, 이 경전에 보면 ‘여자가 황제가 된다’는 내용이 나오고 각 지역에 ‘대원사’라는 절을 지어서 민간신앙화 시키게 되지요. 이렇게 예전에는 신앙을 통해서 통치기반을 마련하고 여론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곳이 법륜사 박물관 인데요, 중국 고고학에서는 진시황릉과 법륜사의 발굴은 같은 가치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고대학의 양대 발굴이지요. 중국 문화 혁명을 거치면서 그 많은 사찰이 파괴되면서 법륜사도 마찬가지로 다 없어져 버리고 탑 하나만 남아 있었는데, 1981년도에 이 탑이 벼락을 맞게 됩니다. 벼락을 맞고 탑이 반쪽으로 쪼개져 버렸는데, 인민위원회에서 다시 이 탑을 해체해서 복원하기로 결정을 합니다. 해체하면서 주춧돌 아래를 파 들어가니까 지하에 궁전이 발견된 거예요. 이 지하에 유물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어서 당대문화를 조명하는 국제 학술회의가 열려요. 여기에는 어떤 역사적인 인과가 있느냐면, 1200 년 전, 인도의 아쇼카왕이 통일 제국을 건설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 수행자를 만나면서 불교에 귀의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지요. 그래서 이 왕이 부처님의 성지 8곳의 탑에 모셔져 있던 사리를 다 모아요. 이 사리를 다시 8만 4천개로 나누어서 전 세계에 스님들을 전도사로 파견하게 됩니다. 스리랑카. 시리아까지 전파가 되지요. 이 때 부처님의 손가락 사리 4개가 중국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그 손가락 사리를 모신 절이 법륜사예요. 그래서 나라에 어려움이 있을 때면 이 사리를 궁전으로 모시고 와요. 법륜사에서 궁전까지 사리를 운반하는 이운행사를 8대 황제까지 봉행을 했어요. 그 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 것들이 차곡차곡 탑 주변에 안치가 됩니다. 최고 권력자에게 최고 장인들이 만든 유물들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모셔진 것이 법륜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 고려때 나타나는 청자문양등이 이미 그 유물들에 나타나 있습니다. 최초로 법륜사를 방문한 한국 사람이 최치원이예요. 유명한 사회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현대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단계를 거치면서 과거와는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했지요. 제가 아시아 문화수도 공청회 하는데 갔다가 자료집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광주가 가지고 있는 도시의 기억을 100년전부터 시작을 하고 있었어요. 100년 전에 그렇다면 광주가 없었다는 것입니까? 증심사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인 철불 비로자나불이 바로 도청 이 자리에 있었어요. 도청이 생기기전 이 자리에 “미황사”라는 절이 있었어요. 여기에 도청이 생기면서 여기 있던 철불이 증심사로 옮겨 갔어요. 광주는 과거 백제 지역입니다. 백제는 불교가 중국을 통해서 건너온 것이 아니고, 인도에서 바로 전파가 된 곳 이예요. 아시아 문화 중에서도 해양문화가 활발했던 곳이고, 백제 스님들은 대륙을 거치지 않고 혜초 이전에 해양을 통해서 인도로 바로 유학을 갔어요. 인도에 유학을 갔던 최초의 스님이 바로 ‘겸익’ 입니다. 100년전 불교 도교 유교 이런 문화들은 무시하고 100 이후의 기억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편협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와 단절되지 않고 과거에 대해 꾸준히 알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이를 때 현대 사회가 봉착한 문제들에 대해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정신적인 의미가 있는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광주가 문화를 중심에 두고 피어나는 미래 지향적인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