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 개선을 위한 초청 세미나 주제 : 아시아의 장묘 문화 강의 : 현장스님 요즘 시골에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감이 떨어질 때 뭐라고 하는지 들어 보신 분 있나요? 어느 날 홍시가 땅에 떨어지면서 이렇게 말합디다. “나도 젊었을 때는 떫었어요” 무슨 말이냐면 우리 사람들도 젊었을 적에는 자기만 잘난 것 같고 남의 말에 귀도 안 귀울이고 그렇다는 이야기예요. 오늘 장묘문화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감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감에는 5가지 색이 있고, 5가지 덕성이 있어요. 5가지 색은 초록 잎, 노란 꽃, 붉은 열매, 하얀 곶감 분, 검은 가지를 말합니다. 5가지 덕성은 문, 무, 효, 의, 절입니다.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감잎에 글자를 썼답니다. 그래서 문의 의미가 있고요, 무는 감나무의 재질이 단단하여 화살을 만들었어요. 여기에 무의 의미가 있지요. 나이 드신 부모님이 이가 상하셔서 씹지 못하실 때 홍시를 드리면 한 끼 식사가 되어서 효의 의미가 되고요, 감나무는 중국 한국 일본 이쪽에서만 나고 자란답니다. 다른 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대요. 이를 일컬어서 절개가 있다고들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과일들은 껍질과 속살이 다른 색인데 반해 감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고 해서 의리가 있음을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촌닭 음식점, 오리 전문점 이런데 가 보셨을 겁니다. 그런 곳에서는 직접 키우다가 손님이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산 닭이나 오리를 죽여서 압력솥에 삶아 주지요? 그 때 오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기다렸다는 듯이 알아서 목을 길게 빼고 담담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 할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리도 자기의 삶이 한갓 인간의 먹이가 되기 위해서 살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을 거예요. 우리 조상들은 세상을 이루는 원소를 5가지로 봤어요. 지, 수, 화, 풍, 공 이렇게 5가지입니다. 풀어 말하면 땅, 물, 햇빛, 바람, 허공 이지요. 어르신들이 ‘삭신이 아프다’란 말씀을 많이들 하시는데 여기서 삭신이란 4대색신의 줄임말 입니다. 4대색신은 지, 수, 화, 풍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 5대 원소에 따른 장묘 문화가 있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매장 풍습은 바로 흙으로 몸을 흙에 돌려 보내는 것이예요. 물에 보내는 것은 수장, 불에 보내는 것이 화장, 들판에 놓아두어서 그대로 썩게 하는 풍장, 하늘에 올려 보내는 천장 등이 있어요. 우리가 삶을 아름답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생명학적으로 정직하게 들여다보면 남의 살을 먹고 있을 때 우리는 살아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단식은 무엇일까요? 단식은 내가 내 살을 먹는 겁니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죽음은 내 몸이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살아있는 우리의 몸 안에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수많은 미생물이 입안과 모공등 몸 안 곳곳에 살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사찰에 가면 탑과 부도가 있습니다. 탑은 부처님의 무덤이고, 부도는 스님의 무덤입니다. 옛날 수행자들은 무덤이나 죽은 시체 옆에서 수행을 했어요. 시체가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 보신분 있나요? 처음에 사람이 죽으면 바로 썩지 않고 부풀어 올라요. 이렇듯이 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직접 지켜보면 많은 공부가 됩니다. 티벳은 땅이 척박해서 잘 썩지 않기 때문에 죄를 지은 사람만 묻어요. 주로 화장, 풍장, 조장을 많이 하지요. 몽골에서는 죽은 사람의 양팔에 끈을 묶어서 말로 달리면 시체가 너덜너덜해지면서 목초를 기름지게 합니다. 말을 키우는 유목민족이었기 때문에 초원에 거름을 필요했어요.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에 법으로 화장을 시키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비석만 가지고 공원을 조성했지요. 우리나라 섬지역에 아직도 남아있는 장례 문화 중에 “초분”이라는 것이 있어요. 초가지붕위에 시체를 올려 놓고 장례를 지내는 풍습이지요. 라틴어중에 ‘메멘토모리’라는 말이 있어요. ‘당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리 마음대로 쓰고 싶은 대로 쓰면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예요. 자원이 유한하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대대로 후손들이 살 수 있게 해 주어야 되요. 이제는 매장이라는 장묘문화에서 탈피해서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나오고 우리대에서 그것들을 실천해가야 된다고 생각 합니다. 낮에 열심히 근무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이렇게 행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여러분을 만나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