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재일 법당에서 무화스님이 시연한 나비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매력적인 여배우가 있지요. 바로 오드리 헵번 입니다. 살아있으면서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미 죽었지만 계속 살아있는 것과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부처님과 늘 함께 한다고 느끼듯이 오드리 헵번도 노년에 아프리카에 가서 고통 받는 이와 여생을 함께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꼈던 사람입니다. 이미 죽었지만 오늘에 까지 그 모습을 사람들이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어요. 오늘은 오드리 헵번이 아들에게 남긴 유언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매혹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나누어라. 예쁜 눈을 갖고 싶거든 남의 예쁜 점을 보아라. 늘씬한 몸매를 갖고 싶거든 너의 양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너는 살아가다 보면 너의 어깨에 두개의 팔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의 팔은 너 자신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의 팔은 남을 위한 것이다. 일상속에서 수행의 주제로 삼아야 할 것이 “친절”입니다. 친절한 말과 태도를 잃어버리면 수행이 끊기고 불심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우리가 절에 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 자신이 절이 되는것이고, 그중에 친절이 제일 좋은 절이예요. 나무가 잘 자라려면 영양분이 필요 하듯이 부모가 자식을 잘 기르려면 세 가지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화안, 애어, 찬탄”이 바로 그 세 가지 영양소예요. 가족간에 온화한 얼굴을 하고 사랑스러운 말씨로 상대를 칭찬하는 말을 해 보세요.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 받습니다. 저한테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어요. 그 내용이 “차가운 밥과 차가운 차는 견딜 수 있지만 차가운 말은 견딜 수 없다.” 였어요. 우리는 타인에게 받은 상처는 잘 기억하고 있지만 내가 뱉었던 독언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기도를 하지 않아서 예요. 이상하게도 기도를 하게 되면 남에게 상처를 준 말이 생각나고 남의 단점보다 자신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낯익은 것은 경계를 하고 생소한 것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면 나태하게 되어 삶을 낭비합니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문화를 접해 봐야 해요.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런 낯설음 속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지요. 법당에는 불상이 있고 불상 뒤에 불화가 있지요. 처음에는 불상과 불화가 없었는데 부처님을 그린 그림이 생기게 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어느 왕이 이웃나라 왕에게 좋은 선물을 받아서 답례를 하고 싶었어요. 같은 왕이라는 신분이라 무엇을 선물할지 고심 끝에 부처님을 그려서 보내기로 했지요. 제일 그림을 잘 그린다는 화가를 시켜 부처님을 그리게 하였는데 화가가 부처님을 그리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부처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너무 눈부셔서 쳐다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왕은 묘안을 내어 부처님을 물가에 앉히고 불에 비친 모습을 그리게 하였답니다. 티벳 말로 불화를 “탕카” 라고 하는데 이는 “물에서 온 것” 이라는 뜻입니다. 발원문 중에 문아명자 면삼도(聞我名者 免三道) 견아형자 득해탈(見我形者 得解脫)이란 말이 있습니다. 내 이름을 듣기만 해도 지옥을 면하고, 내 형상을 보기만 하여도 바로 해탈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위대한 인격자, 우리는 부처님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만 이 위대함을 대중적인 예술로 표현한 것이 바로 범패와 범무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화려한 의상과 함께 바라춤과 나비춤를 보셨지요? 바라춤 출 때 양손에 든 것이 바라예요. 왼손에 든 것이 숫바라, 오른손에 든 것이 암바라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왼손을 아버지의 손, 또는 지혜의 손이라고 하고, 오른손을 어머니의 손 또는 자비의 손이라고 해요. 양손에 이 바라를 끼고 한데 모았다가 양쪽으로 뻗었다가 하죠. 애초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무지와 탐욕의 본성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무지와 탐욕이 불법을 만나 지혜와 자비로 변해 그 깨달음의 빛을 중생에게 돌려주는 것을 율동으로 표현한 것이 바라춤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깊어지려면 신,구,의 삼업을 맑혀 주는 것이 중요해요. 삼밀가지(三密加持)라고 하지요. 우리의 신구의 삼업이 청정해 지는데 이 삼업 청정을 나타내는 무드라가 바로 합장(정삼업 무드라)입니다. 몸으로 지은 업을 맑혀주는 것이 범무이고 말로 지은 업을 맑혀주는 것이 범패 입니다. 한국 불교의 아름다운 전통 중에 하나인 영산재가 몇몇 스님들께만 전승되었는데 일반인에게도 전수시키려고 해요. 바라춤과 나비춤을 3개월 정도 익혀서 한꽃불교무용단을 결성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