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문화 템플스테이 2박 3일의 여정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요가센터 운영자, 고등학생, 수녀님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을 가진 28명의 사람들이 모여 2박 3일을 함께 지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8월 3일, 땡볕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 3시 무렵, 삼삼오오 템플스테이 신청자들이 모여든다. 배낭을 하나씩 짊어지고 기대반, 걱정반인 얼굴을 하고서. 인도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한달 전부터 신청이 줄을 이었으나, 대원사의 수용시설에 한계가 있어서 30명으로 마감을 했다는 실무자의 말이다. 간단하게 오리엔테이션도 받는다. 절하는 법, 기본적인 사찰예절, 설거지 하는 순서까지 정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 공양시간을 알리는 목탁소리가 들린다.

다음날 아침시간 새벽예불과 울력을 마치고 인도음악가 박양희씨의 노래를 들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노랫말에 음을 붙인 노래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자유 시간 중 몇 분에게 템플스테이 참가 동기를 물었다 “산사에서 자보고 새벽에 울리는 목탁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대원사 사진을 보았는데 나무에 커다란 염주를 걸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꼭 한번 대원사를 와보고 싶었어요”  대답을 하는 얼굴들에 소박한 기대가 묻어났다.

오후 2시, 티벳 박물관에서 열리는 인도 문화 축제 관람을 했다. 멀리 부산에서 온 자야프라사드(인도, 요가 수행자)씨가 부드럽고 절제된 동작으로 인도 전통무술 시범을 보이자 박수가 쏟아졌다. 다음은 변영미씨의 “모히니아땀”(인도 전통춤) 공연. 바네쉬 (코끼리 머리를 한 힌두교의 신)를 찬탄하는 내용을 가진 1인 무용극이다. 배경음악과 둥싯한 몸동작이 코끼리의 움직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공연의 절정은 장구와 미라브(전통인도악기)의 협주였다. 박자가 빨라지고 느려질 때마다 관중의 박수소리도 장단을 맞췄다. 공연을 기념해 사진도 찍고 짧게 대화도 나누는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낮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들을 워크샵에서 들어보기로 했다. 변영미씨의 무용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직접 동작을 따라해 보며 체험해 보는 시간. 일본의 가부끼나 중국의 경극처럼 인도의 무용도 단지 무용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춤과 음악과 연극적인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단다. 서양의 오페라는 드레스 리허설이 마지막 단계이지만 인도의 무용은 무대의상까지 다 갖춰 입고 연습을 한다. 그 과정속에서 옷과 동작이 조화를 이루어 나간다고 한다. 산사의 밤이 깊어가는데 실내에서만 시간을 보낼수는 없다. 다들 자리를 정리하고 달맞이를 간다. 그윽한 조명 아래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가 운치를 더하는 대원사의 밤이 나그네들의 탄성과 웃음소리에 깊어간다.

동거의 마지막 날 아침, 자야프라사드를 초대해 인도 요가 워크샵을 가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가를 힘들고 어려운 수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요가는 본래 자신의 몸과 마음에 평화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동작 하나 하나에 무리가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요가의 자세이며, 만물은 이미 우주와 결합되어 있는데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로 요가”라고 자야는 진지하게 설명한다. 커다란 눈동자에 담긴 그의 평화와 내공의 마력에 모두들 빠져 들어 가는 분위기.

시간은 무심히 흘러 어느덧 회향. “이곳에 와서 마음이 많이 온순해지고 평화로워 졌다. 속세에 나가서도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면 다시 오게 될 것이다.”는 여대생, “혼자만 이곳에 와서 다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다음에는 곡 아들과 남편을 데리고 같이고 오고 싶다.” 는 중년의 아주머니, “대원사의 향기를 외부에 깊고 넓게 퍼뜨리는 삶을 살겠다.”는 처사님등 각자의 소감을 들었다.

“달라이라마가 친구를 사귀는데 두 가지 기준이 있답니다. 내가 저 사람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와 내가 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랍니다. 우리는 어떻게 친구를 사귀고 있나요? 템플스테이가 아니면 함께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모였지요. 연령대도 다르고 직업도 다양하지만 2박 3일을 함게 지냈습니다. 나이나 성별등 외적인 조건을 초월해서 서로 좋은 친구가 되어 오래 함께 하길 바랍니다.” 현장 스님께서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해 주신다.

돌아가면서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는 “윤회악수” 시간. 그 짧은 시간에 정이 들었는지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주르륵 흘러 내린다. 어느 여고생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며 묻는다. “스님, 제가 밥해드리고 여기서 계속 살면 안되나요?” 아쉬운 이별의 시간이 순간 웃음바다로 변한다. 요번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친목과 교류를 계속 나누고자 “부용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고 초대회장 김광현씨가 밝혔다. 부용의 연꽃봉우리가 활짝 피어 템플스테이의 향기가 널리 퍼지기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