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날아 오를듯한 자태로 태어났다. 6개월여의 공사기간이 걸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양철통에 불 지펴가며 강행한 결과다. ㄱ 자형 구조로 황토 마감을 하고 다다미를 깔았다. 따로 난방을 하지 않아도 앉아 있으니 다스한 기운이 감돈다.



지장재일날, 재를 마치고 집들이를 했다. 마침 환겨을 생각하는 종교인 모임 회원들이 집들이 축하를 오셨다. 광주 증심사 진화스님과 선덕사 행법스님을 비롯, 임의진 목사님, 최명진 목사님등 모두 17분이 모였다. 간단하게 팥죽을 쑤어 집들이를 마치고, 회의가 이어졌다.

 

이제 행방이 묘연하지고 찾지 말라는 말씀을 끝으로 종적을 감추신 지율스님의 심경과 대안에 대해서 의견 발표가 있었다. 단식이 아닌 다른 문제제기의 방법을 모색하고, 개발 일변도의 정책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현한 자리가 되었다. 아직 지율스님께서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 드리는 것이 종교인의 도리일것이라고 매듭을 짓고 길을 나섰다. 까만 밤하늘에 총총한 별들만이 길을 묻는 이들에게 빛으로 대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