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절 설날의 마지막 휴일, 고불심 보살님과 김영섭 사무국장을 비롯, 외국인 노동자 10여명이 현장스님께 새배를 왔다. 외국인들은 모두 네팔이 고향이다. 오전에 국립광주 박물관에 모여 연날리기를 구경하고 대원사에 도착하여 떡국을 먹었다.

이런 과정들은 문광부 지원으로 외국인의 한국문화 체험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중이다. 오늘의 주제는 “한국의 명절 체험”이라고 말한 담당 제작자 조찬천(전주방송 외주제작팀, 43세)씨는 총 7개월의 제작기간을 예상하며 오늘은 그 3번째 촬영일이라고 했다. 하나의 개인적 체험이 끝날때마다 그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열심히 물어본다. “한국의 사찰은 어떤 느낌을 주나요?” “떡국이 입맛에 맞습니까?” 등등. 언어가 서툴러서 길게 대답하지 못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의 표정은 흡족하고 즐거운 기색이 엿보인다.

게눈 감추듯 떡국을 먹고 선방에 앉아 현장스님이 티벳에서 가져오신 오색의 실을 꼬아 만든 일종의 부적 목걸이와 세뱃돈을 선물받았다. 현장스님의 향공수련에 이어진 즐거운 댄싱시간. 네팔은 전통적으로 축제가 많고 낙천적인 국민성으로 인해 춤과 노래를 좋아한다. 이날도 우리의 ‘아리랑’에 비할만한 네팔전통 민요 "Resam Phiriri“를 신나게 합창하는 가운데 춤판이 벌어졌다.

흥겨운 분위기를 연차 한잔으로 차분하게 마무리하며 차담을 나누었다. 이날 동참한 네팔인들중 유일하게 노동자가 아닌 아난다(KIST 컴퓨터 프로그래머 석사과정)가족은 광주에서의 생활이 끝나고 대전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고 했다. 광주에서는 기숙사 생활을 하였으나 대전은 아직 거처할 곳을 마련하지 못하여 걱정이 많았으나 마침 현장스님께서 마땅한 곳을 주선해 주기로 하여 여러 사람들이 함께 기뻐하였다. 낯선 외국의 명절을 그들이 어떻게 받아 들였을지 자못 궁금하였으나 잘 통하지 않는 여러마디의 언어보다 편안하고 즐거워하는 표정에서 그들의 마음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물관 관람을 끝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밖을 나오니 연휴의 마지막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