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한번쯤 멈춰 서서 돌아봐야 합니다. 과거 인간들이 살았던 삶과 지혜속에 우리의 미래가 담겨 있습니다.”

만나는 이들에게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를 외치는 현장스님(53). 그는 ‘내안의 지혜와 사랑을 담아 당신 안에 깃든 신에 경배를 표한다’는 뜻의 인도의 기본적 인사말을 건낸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 살아가는 인도인들의 인사말을 통해 겸손과 삶의 통찰을 나누고 싶어서다.

보성 대원사 주지스님이면서 티벳박물관 관장인 현장스님은 지난 2006년 광주에 아시아문화교류재단과 인도박물관을 개관했다.

“우리는 아시아인이면서도 아시아인임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도 정칟경제·문화적으로는 미국에 예속돼 문화적인 정체성을 상실한 채 아시아 문화를 서구화시켜야 될 비문명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지요.

” 서구의 문명에 대한 대안문명으로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가진 풍부한 전통 문화를 내세운다. 아시아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아시아인들 간의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박물관을 조성한 것이다. 그는 하나되는 아시아를 위해서는 “아시아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한다.

관심 하나하나가 모여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이런 교류들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문화에 담긴 자비로운 정신문화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네팔인이 1만5000여 명 정도, 인도인이 1만여 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힌두교인이 3만명, 이슬람교인이 4만명 정도 살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우리나라는 다종교사회로 변화고 있는 것입니다. 다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노력들이 펼쳐져야 하는 이유지요.”

그는 인도를 비롯한 동양문화를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아시아문화해설사 양성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그 동안 이룩해온 전통문화인 불교가 ‘종교’라는 이름으로 일주문 안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역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종교가 아닌 문화라는 이름으로 만나 꽃피우고 교류되다 보면 결국 세상의 진리는 통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