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 광주 인도박물관

춤의 신 나타라쟈를 찾아

광주 속의 리틀 인디아, 인도 박물관

아시아문화교류재단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문화 교류와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 문화 예술인 공동체를 형성할 예정이다.

나주에 있는 불회사는 4세기경 ‘마라난타’라는 인도의 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절 입구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비자나무 숲이 있다. 필자는 그 비자나무 숲을 걸을때마다 바닷길을 통해 전해져 와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비자나무를 경탄의 눈길로 바라보곤 했다.

바닷길을 통해 건너와 가야의 김수로왕의 왕비가 된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 허황옥이 우리나라에 전해준 것은 차나무였다. 허황옥이 순금으로 된 목걸이나 귀걸이, 찻잔을 전해주었다면 그토록 생생하게 허황옥이 현존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인지 신화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는 살아있는 식물 차나무와 함께 아유타국에서 가야로 와서 가야의 왕비가 되었다. 

차나무는 우리나라 땅에 뿌리를 내리고 그해 가을에 씨앗을 맺고 다음해에 또 다시 새순을 내밀었다. 하나의 문명이 다른 땅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 자체가 신화다.

인도박물관·인도문화원 개원  광주의 증심사 가는 길목에 ‘인도박물관’과 ‘인도문화원’이 개원했다.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건설과 성공을 위해 설립된 민간 자원의 문화재단이다. 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 현장스님)이 지상 3층 건평 600평 규모로 인도박물관과 인도문화원을 만들었다. 인도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인도 문화 공간이자 광주 제1호 사립박물관이다.

인도박물관 1층에는 인도 문화원, 인도 영화 감상실, 명상 음악 카페가 들어서 있고, 2층에는 인도박물관, 아시아 아트마켓, 고려불화실이 있다. 3층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외국인 숙소, 재단 사무실 등이 들어서있다.

2층에 있는 인도박물관에는 지난 20년간 현장 스님이 직접 수집한 각종 신상과 민속공예품 800여점으로 꾸며졌는데 목조각관, 금속공예관, 인도세밀화관, 아시아불교문화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현장스님은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을 설립한 목적을 “아시아문화교류재단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문화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광주를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 예술인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이같은 총체적 형태와 방식을 끊임없이 생산해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일이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을 만들고 인도박물관을 준비한 우리들의 목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신들의 나라 인도  인도는 기원전 3000년경에 문명의 꽃을 피운 이래 철학과 종교의 역사를 이어왔다. 인도 신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베다 신앙이 오늘날 힌두교로 변천되어 온 관저를 살펴보면 인도문명의 변천과정 까지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인도에서 신화적 영향력이 지배적이다.

힌두교에는 3억 3천의 신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늘의 별들도 탄생과 소멸을 거친다. 탄생과 죽음, 우주의 춤을 춘다. 인도인들은 태어났다가 서서히 소멸해가는 별을 보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신에게 바쳐지는 제의이다. 인도인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별의 탄생과 죽음처럼 삶과 죽음의 윤회에 갖혀있다고 생각한다. 신을 숭배하고 명상과 고행을 계속하면 윤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된다고 믿는것이다. 윤회에서 벗어나 자유로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각성의 순간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몸도 마음도, 삶도 죽음도 없어지는 그런 순간이 오는걸까?

춤의 신 나타라쟈 볼 수 있어  인도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신상들은 <춤의 신, 나타라쟈><시바좌상><시바 링가와 요니><난디><가네샤><피리부는 크리슈나><나라싱하><거울을 든 여인><여인의 토르소><바하비라><칼리>등이다.

‘나타라쟈’는 춤의 신으로 묘사되어지는 시바 신의 모습으로 우주 창조의 변화 안에서 춤추고 있는 시바 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신화에서는 시바신이 춤추기를 멈추면 우주는 무질서와 혼돈에 빠진다고 한다.

<피리부는 크리슈나>는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신이라고 한다. 크리슈나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크리슈나와 숲속 목동의 아내들과의 사랑이야기다. 크리슈나는 타고난 피리연주자여서 그가 피리를 불기 시작하면 목동의 아내들은 일손을 놓은 채 달려나와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춤을 추었다. 크리슈나와 수많은 목동의 아내들과의 사랑은 신과 인간의 영혼간에 존재하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 것으로 해석된다. 크리슈나는 악마를 물리치는 용맹한 신이자 음악과 춤의 신이다.

시타르 같은 고전 악기도 볼 수 있어  금속공예로는 <등잔><가다><수라이><주전자><향신료를 찧는 용기><문방구 용기><푸자용 수저>등이 전시되어 있다. 악기로는 <시타르><바야><사랑기><도드로 바남><고전 악기>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시아문화교류재단에서는 인도 박물관과 인도 문화원이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 많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인도명상음악듣기’ ‘인도영화워크샵’ ‘인도무용’‘어린이 영어요가’등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 2007년 3월에 ‘하나되는 아시아’를 주제로 인도, 중앙아시아, 중국, 몽골, 일본, 남아시아 등 6편의 문화해설사 아카데미를 개설한다. 첫 학기 교육은 2007년 3월 7일에 개강해서 7월 7일까지 4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모집 인원은 주·야간반 각 150명이다. 인도 국립 무용단 록찬다 그룹이 전통무용을 선보였고 ‘세계명상음악’의 저자인 김진묵씨가 명상음악 워크숍을 마련해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1층에 있는 명상음악 카페에 가면 인도의 차를 마시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명상음악은 음악을 들으면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 명상 음악가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명도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는 ‘라비 샹카’(Ravi Shankar)다.

전통 현악기인 시타르(Sitar)의 명인으로 초월적인 신비주의에 맞닿아있는 그의 음악세계는 1965년 비틀즈의 조지해리슨을 만나면서 비틀즈의 음악에 녹아들었다. 밥딜런, 필립 그라스 등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1969년에 열린 우드스탁 페스티발에도 참여했다.  신화와 음악과 신의 나라 인도. 인도가 우리 가까이 다가왔다. 인도의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인도 신화의 세계로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라비 샹카의 음악이 우리의 삶 안으로 들어서는 날, 또 다른 꽃 한송이가 피어난다.  

인도박물관 :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468-3번지  T.062-224-0045

글┃백은하  사진┃최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