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원

진리를 깨닫는 데 고작 1주일, 휴가기간이면 족하다. 참선을 하기 위해 뼈를 깎는 수행을 거듭했다는 말을 어디 한두 번 들었던가. 사정이 그렇고 보니 ‘마음수련’이 전하는 내 마음 찾기 1주일 프로젝트는 도통 가당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계룡산 마음수련원을 거친 7만 명 참가자들은 그곳에서 1주일 만에 자신의 평온한 마음을 발견했다 입 모아 말한다.

마음수련의 원리는 지극히 간단하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기억, 살았던 삶, 그 자체를 담은 몸을 버림으로써 본래의 참 마음을 찾는 것이다. 어딘가 종교색이 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도 있겠지만 절대자에게서 해답을 찾는 종교와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지극히 간단한 원리다. 90% 이상 머릿속에 영상으로 남아 있는 기억, 그 기억된 영상을 필름 돌리듯 떠올린 다음 하나둘씩 모두 비워내면 그걸로 끝이다. 기억에 의해 만들어진 ‘기억’을 버리다보면 고정관념과 틀까지 모두 비울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설파하는 핵심포인트다. 교육과정은 총 4단계. 모두 마스터하자면 대략 2개월이 소요되지만 내 본성을 아는 1단계 ‘지성과정’ 수련만으로 지친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지는 일종의 ‘마음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내가 누군지 헷갈리는 사람, 집중력을 높이거나 자신감을 되찾고 싶은 사람, 삶에 회의를 느끼고 의미를 알 수 없어 고민하는 사람, 직장, 가족 내 문제로 고민이 많은 사람…. 여하튼 지금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마음수련원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파랑새 찾으러 멀리 떠날 필요 없다. 단 1주일 휴가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니 매력적이지 않나. 그래도 의심스러운 사람은 ‘매사 부정적인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한 참가자의 말을 한번 믿어보면 어떨까. 보고 듣는 게 많은 이른바 지식인층은 효과를 보는 것도 그만큼 더디다고 한다. 선입견, 관념, 관습, 집착들에 얽매어 있다면 그냥 이번 휴가를 버리는 셈 바쳐보자.

마음수련원은 계룡산 본원을 비롯해 우리나라에 28곳, 해외에 7곳의 수련원을 운영 중이다. 교육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시작되며, 일주일 단위로 신청을 받는다. 지성과정 30만 원, 입성과정 이상 16만 원부터. 각 지역수련원은 직장, 학교 등 일상생활을 하며 수련을 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된다. 교육은 개인지도로 이뤄지며 수시로 접수를 받는다.

웰빙 출가 프로젝트

템플스테이

커다란 트렁크, 환전, 여권, 비행기 티켓, 이 모든 것이 번잡스럽게 느껴지는가. 문득 속세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간단한 세면도구, 옷가지, 수건만으로 일주일을 보낼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추천한다. 템플스테이는 불교신자 여부를 떠나 일반인들에게 ‘마음 피서’의 한 방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산사에서 스님들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좌선과 명상, 발우 공양 등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과정으로, 세속으로부터 ‘잠깐 출가’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템플스테이가 백화점식 프로그램들로 일관했다면, 올 여름 템플스테이는 각 사찰의 특성에 맞춘 전문적 기획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기본형 템플스테이라 할 수 있는 ‘수행 올인형’ 프로그램을 원한다면 서울 길상사, 충남 계룡 무상사, 장성 백양사, 부산 범어사 등을 찾으면 된다. 어스름한 새벽 공기를 가르는 목탁 소리와 함께 경내를 도는 도량석으로 하루를 시작, 108배를 올리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가부좌 자세의 참선을 통해 마음을 비우는 수련에 들어간다. 또 발원문에 인생에 대한 자세를 쓰며 마음을 찾는 수행을 한다. 불가 전통식사법인 발우공양도 색다른 경험.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수행할 수 있는 웰빙형 템플스테이도 눈에 띈다. 불교 전통수련법 선무도의 본산인 경주 골굴사는 요가와 기공 등 선무도 수련 중심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보성 대원사는 인도인 요가수행자 자야프라사드를 초청해 인도문화를 가르치는 프로그램과 더불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수련주제로 1박 2일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자연 속에 위치한 산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프로그램도 많다. ‘차의 성지’인 해남 대흥사는 다도 아카데미 운영을 비롯, 산사에서 쉬면서 독서, 사경, 기도, 좌선, 산책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서산 부석사의 야생화 등 생태체험 프로그램, 동해 삼화사의 무릉계곡과 동해 일출 기도, 공주 영평사 백련꽃차 만들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명상, 보은 법주사 황톳길 걷기와 황토 염색체험 등도 매력적이다.

템플스테이의 매력은 무엇보다 사찰 주변의 빼어난 경관이다. 맑은 공기, 싱그러운 나무가 뿜어내는 각종 발산물질인 피톤치드는 지내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도심을 벗어난 자연친화적 만족감을 더해준다. 그러나 완전 휴식형이라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 마음을 수련하는 하나의 방법인 만큼 짧은 기간이지만 목적의식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참가자 제한을 하지 않지만 원하는 날짜에 사찰에 머물려면 미리 예약해둘 필요가 있다.

엄메, 기 살아!

한방 헬스투어

어딜 가나 스트레스 얘기다. 스트레스 때문에 피곤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아프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기력을 탕진하느니 휴가를 맞은 김에 제대로 스트레스에 찌든 자신의 몸을 체크하는 것도 좋겠다. 한방진료와 여행이 결합된 헬스투어에 작은 해답이 있다. 원래 태생은 드라마 <대장금>에 착안, 한류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스트레스로 기력이 소모한 직장인에게 인기 만발 프로그램이다.

경주 소재 고풍스런 한방병원의 ‘꽃마을한방체험’은 이른바 '선택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보통 1박 2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한방, 양방 협업으로 검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준다. 경락기능 검사, 스트레스 검사, 생혈액 검사, 사상체질 검사, 초음파 검사 등 기초건강검진이 첫 번째 관문. 여기에 사상체질을 알 수 있는 오링(O-ring)테스트를 겸한다. 또 검사가 끝난 후 시행되는 침, 뜸, 부황, 물리치료, 레이저치료, 향기치료, 원적외선 맥반석 찜질 등이 만족도를 높여준다. 기초검진 외에도 골다공증, 적외선 체혈 진단 등 전문적 검사를 추가할 수 있으며 방사선 검사, 혈액 검사, 암 진단 등 양방 검사도 가능하다.

그래도 휴가인데 영 우울하다 싶다면, 저녁 프로그램을 기대하시라. 지은 지 400년 된 가정집에서 만드는 조미료 없는 한정식 저녁식사, 늦은 밤 캠프파이어, 그리고 다음날로 이어지는 인근 오릉산책, 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 천마총, 포석정 견학까지 함께 마련된다. 1박 2일 기준, 잠자리와 치료까지 1인당 9만5천 원의 저렴한 비용이다.

본격적으로 헬스투어만을 목적으로 하는 곳도 있다. 울주군 봉계리 ‘초락당’은 한방예진 후 개인별 처방에 따라 황토온열치료, 물리치료, 침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또 치료 후에는 인근 농가에서 조달한 유기농 먹을거리로 저녁밥을 먹고, 주변 산책도 즐긴다. 황토 옷, 구들방 등 전통속의 과학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초락당의 포인트. 경주여행을 하는 1박 2일 코스는 9만5천 원, 자연대체요법을 추가한 프로그램은 15만 원이다. 이밖에 식단, 잠자리, 치료, 처방 등 모든 프로그램을 음양행법에 바탕을 두고 하는 ‘제주 한방 테마파크’도 여행과 한방치료가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화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