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보성 대원사에서 죽은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 영산재가 거행됐다.
대원사는 이날을 시작으로 5월13일까지 매주 토요일 전국 7개 지역 영산회 보존회를 초정 공연을 펼치는데 그 첫날로 인천 영산회 보존회가 장엄한 불교의식을 선보였다.
절마당에는 오색 단이 펼쳐지고 차례음식이 차려졌으나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절 아래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영산재는 오늘날 죽은 이를 구제하기 위한 천도재의 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지만 원래는 영혼 천도를 위한 의식일 뿐만 아니라 석가모니불 생존 당시 영취산에서 거행된 설법모임인 '영산회상'을 재현·상징화시킨 불교의식이다.
영산회상은 불교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법회 모임으로 당시의 충만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도량의 설치가 경건하면서도 화려하게 꾸며진다. 야외 법당을 꾸리기 위해 많은 괘불이 내어 걸고 다양한 장식이 진행돼 불화의 발전과 불교 전통 장식미 기법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역할을 했다. 또한 의식절차에 있어 음악, 무용 등 각종 문화 요소가 곁들어져 불교문화예술의 꽃으로 불린다. 판소리, 사물놀이와 함께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전통예술로 손꼽힌다.
영산재가 행해졌던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영산재를 구성하는 기본 여건인 범패가 쌍계사에 있는 진감국사비명에 기록되어 있어 신라시대부터 행해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영산재 목적이 되는 영혼천도 등의 불교의례도 신라시대부터 있어온 것으로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영산재는 1911년 일제가 사찰령 반포와 함께 조선 승려의 범패와 작법을 금지시키고 의식을 간소화시켜 단절될 위기에 처해있던 것이 1945년 해방과 함께 영남, 호남, 경기를 중심으로 뜻있는 스님들이 복원 전승해왔다. 193년 박송암 스님, 장벽응 스님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87년 범패, 작법무, 장엄 등이 영산재라는 명칭으로 통합 지정됐다.
▲ 그 모양이 마치 나비같다고 하여 붙여진 나비춤이 진행됐다. 양손에는 연꽃을 들고 흰 장삼에 청·황·녹색의 대령과 홍색의 띠를 하고, 고깔을 쓰고 조용하고 느린 동작의 춤을 춘다. 영산재는 음악과 무용 등 각종 문화요소가 곁들어져 전통문화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영산재는 시련, 대령, 신중작법, 시식, 화청, 봉청, 식단작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시련은 영혼을 모셔오는 의식이고 대령은 모셔온 영혼을 접대하고 부처님에게 나아갈 준비를 하는 의식, 관욕은 영혼이 불법을 듣기 전에 더럽혀진 몸과 마을을 깨끗이 씻는 의식, 산중작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의식, 상단권공은 부처님에게 공양을 드리고 법문을 듣고 영산재를 올리게된 이유를 부처님께 알리는 의식, 시식은 영혼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 화청은 죽은 영혼이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의식, 봉송은 영혼을 돌려보내는 의식, 식단작법은 모든 의식을 마치고 참석한 대중이 모여 공양을 하는 의식이다.
능화스님을 비롯한 10여 명의 스님이 참여한 인천영산회의 초재를 끝마친 대원사는 오는 8일에는 서울영산회의 2재가 진행되며 15일 경기영산회(3재), 22일 전주영산회(4재), 29일 부산영산회(5재), 5월6일 밀양영산회(6재), 13일 광주영산회(7재)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공연을 펼친다.
▲ 양손에 바라를 들고 빠른 동작으로 돌며 춤을 춘다. 바라춤은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뜻으로 진행된다.
▲ 범패와 작법무 예능보유자인 무형문화재 능화스님(인천 구양사 주지)의 법고춤
▲ 능화스님의 춤은 역동적이었다. 능화스님은 국내뿐만아니라 독일, 러시아, 일본 스리랑카등 국제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불자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