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마우신 그 분

                                                      김 춘 화

내 홀로 있는 조용한 시간이면 사색에 잠기는 버릇이 있나니

그럴 때마다 눈앞에 떠오르는 수많은 모습들이 있다.

주마등 마냥 흘러가는 그 얼굴들 중에 유난히도 정겨운 그 모습.

그 분과의 인연, 잎새가 무성한 그 해 여름 7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탈북자”, “귀순자” 등 이름은 많아도

언제나 “춘화 동무” 라고 불러 주시는 분

내가 외로울 땐 친구가 되어주고 힘들어 할 때마다 힘과 용기를 주시는 분

그 분이 잡아주시는 손길은 언제나 따뜻했고

그분의 품은 너무나도 정답고 포근하였다.

그 분의 체구는 비록 우람하지 않아도 구상은 참으로 원대하신 분.

빼앗긴 민족의 역사를 가장 가슴 아파하시는 분

나라의 통일을 가장 애타게 바라시는 분

수십년 전, 그분과 나는 휴전선이라는 그곳에서

서로 총부리 맞대고 “적”으로 대치한 적도 있었고

지난해 여름에는 한 아낙의 삶은 강냉이로 끼니를 때우며

민족의 뿌리를 찾아서 동북 노정을 걸었고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도 함께 올랐더라

그 분을 대할 때마다 그 분의 인품에 매혹되었고

그 분의 인간미에 반해버리게 되더라

나비와 꿀벌들이 꽃을 따르듯이

그 분 주위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들더라

그 분을 만나 그분의 손을 한번 잡아본 사람들은 말하더라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그 분과의 인연 감사드리며 받기만 하고 보답은 없는 이 마음

언제나 송구할 뿐이거니

내 그분의 말씀 받들어 진리와 법도를 전도하는 참 사람이 되리라

바람은 오직하나 부처님의 진리와 축복이

언제나 그분의 건강과 앞길을 환히 밝히기를

나 목동이라면 그분에게 따끈한 우유라도 한잔 데워 드리련만

나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자 이기에

그분에게 드릴 것은 오직 사랑뿐이니

사랑합니다.

진정 사랑합니다.

※ 이시는 새터민 대표 김춘화님이 축사를 대신해 현장스님을

   생각하며 지은시입니다.

    김지장기념관 개원식에서 축사를 대신해 직접 낭송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