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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 정호승

설련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 수선화에게


마지막 한걸음은 혼자서 가야하는 것이 우리네 삶의 진리임을 알지만,
내 안의 마음은 내 스스로 결정하여 만들어짐을 알지만,
항상 짙은 희망과 은총이 우리 삶을 비추어줌을 알지만,
내 손을 잡아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여전히 있음을 알지만,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시듯”
그렇게 짙은 외로움은
바람 불 듯 비 오듯 흘러 드는가 봅니다

그래서 사람이라 합니다
그 외로움에 젖고
그 외로움에 눈물 흘리고
그 외로움에 아파함이 사람이라 합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하듯이, 외로움은 그저 우리 삶입니다.

시인은 희망이 기쁨이 은총이 우리 삶이듯,
외로움도 우리 삶이라 합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은 각자의 외로움이 모여 이루어져 있나 봅니다
외로운 새들이 모여 둥지를 만들고,
외로운 빗방울 들이 모여, 시냇물을 만듭니다
외로운 씨앗들은 꽃밭으로,
외로운 시간들은 계절로 모입니다.

외로움에 울지 마세요
우리 모두 젖은 눈망울로 아침을 열고,
젖은 눈꺼풀로 저녁을 닫습니다
외로운 새들이, 바람이 , 꽃들이 모여 세상을 만들 듯,
외로운 마음들은 또 사랑하는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나의 외로움은 사랑의 씨앗입니다
나의 그리움은 외로움의 꽃송이 입니다
외로움의 꽃이, 그리움의 씨앗이, 우리들 삶을 꽃 피워갈 겁니다.
울지 마세요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외로우니까 우리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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