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순간을 해탈의 기회로 삼는 포와수행법
현장스님
티벳불교에서는 사람들이 윤회의 삶으로 부터 벗어나서 해탈의 방법을 구할 때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몸을 가지고 있을 때 닦을 수 있는 수행을 첫 번째 차원의 수행이라고 합니다. 육신을 가지고 육신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수행을 말합니다. 두 번째 차원의 수행은 육신을 떠나서 바르도(의식체)의 상태에서 가르침을 잊어버리지 않고 스승의 도움을 받아서 윤회의 괴로움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차원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해탈할 수 있는 두 번째 차원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차원은 육신의 삶을 살다가 이 몸을 떠나는 임종의 순간을 영적 성숙의 기회, 해탈의 기회로 이용하는 가르침입니다. 이것을 수행의 세 번째 차원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이 아미타경 강좌를 통해 배운 가르침의 큰 줄기는 이 세 번째 차원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 생의 삶을 살면서 가르침을 잘 습득하여 마지막 순간에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정념을 잃어버리지 않고 아미타불 빛의 차원을 내 자신을 구원하는 해탈의 빛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미타불의 궁극의 가치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왔다 가지만 육신의 삶과 물질과 명예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두려움이 커갑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모은 재산이나 명예를 다 두고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죽음을 생각할 때 더욱 불안해지고 두려움에 쌓여 더 큰 집착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모은 것을 어떻게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하겠구나 이런 것을 생각할 때 두려움이 커져가게 됩니다. 그런데 수행을 하여 지혜를 쌓고 이웃을 위한 순수한 봉사활동을 한 사람은 지혜의 종자와 복덕의 종자를 가지고 행복한 노년을 살고 평온한 임종을 맞이합니다. 내세로 가져갈 수 있는 많은 재산이 있는 것을 믿고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아미타재일 음력 15일을 왜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원사 티벳박물관에 가면 첫 번째 눈에 띄는 것이 부모불입니다. 부처님이 젊은 여자를 끌어안고 있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불교 미술입니다. 티벳말로는 이것을 ‘얌붐’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부모라는 뜻이고 한문으로는 부모불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육신을 죄악시 하는데 불교 전통에서는 인간의 육신을 소중한 기회, 보석과 같은 몸이라고 합니다. 많은 생명 존재 중에서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비싼 보석을 얻은 것처럼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육신을 깊이 들여다 보면 바로 여기에는 부모의 결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부모가 있고 부모의 결합을 통해서 이 몸이 생겨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모의 결합을 통해 우리 몸이 생성되었는데 이 몸이 그냥 내 몸이 아니고 이 안에는 두개의 씨앗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아버지의 씨앗과 어머니의 씨앗입니다.
이 아버지의 씨앗과 어머니의 씨앗이 남자건 여자건 모두 한 몸 속에 간직되어 있는데 아버지의 씨앗은 뇌 속 두뇌챠크라에 어머니의 씨앗은 마니푸라 단전차크라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씨앗을 백보리, 하얀 깨달음의 씨앗, 어머니의 씨앗을 적보리, 붉은 깨달음의 씨앗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동양에서는 부정모혈,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가 만나 몸을 이루고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 두 씨앗이 한 달에 한 번, 매월 보름에 우리 몸 안에서 결합을 합니다. 이 날은 생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날이어서 우리 몸이 다른 날에 비해 만배의 에너지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날 나쁜 번뇌로 죄를 지으면 만배의 업보가 생기고 이 날을 잘 알고 계를 지키고 선행을 하고 수행을 하면 다른 날 하는 것보다 만배의 이익과 공덕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날을 거룩하게 보석처럼 지키기 위해 티벳에서는 학교, 관공서,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고 스리랑카, 태국에서도 매월 보름을 국가 공휴일로 정하고 이날 하루는 계율을 지키고 설법을 듣습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소홀히 했던 가르침을 새기면서 경전도 읽고 선행을 합니다. 그래서 이날을 보석과 ? 객鳴?하여 ‘마니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한 평생을 살고 이 몸을 떠나게 될 때도 또 한번 이 두개의 씨앗이 결합을 하는데 백보리와 적보리가 가슴에서 만나서 의식체가 이 몸을 떠나게 됩니다. 우리 몸에는 의식체가 떠나는 구멍이 아홉 개가 있는데 어떤 구멍으로 의식체가 빠져나가는가에 따라 내세의 인연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윤회의 문이라고 해요. 우리는 이렇게 업에 따라 끝없이 태어나지 않을 수 없는데 살아서 아미타불의 가르침을 믿고 수행하고 아미타불의 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아미타불의 가피로 몸에 새로운 혈이 생기는데 이것을 범혈, 브라마그란티라고 하고 이것을 의식의 전이, 포와의 해탈법이라고 합니다.
한 살 미만의 아이들을 보면 머리 위가 말랑말랑 하지요? 돌이 지나면서 이 혈이 막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우주의 숨골이 돌 이전의 아이들은 열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아이같이 되지 않으면 하늘나라를 갈 수 없다고 성경에 나와 있는 것이고 이것이 포와의 가르침입니다. 밀교나 도교에서는 수행의 완성을 동자신을 얻는 것이라고 하는데 마음뿐만 아니라 몸이 어린 아이처럼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몸을 이룬 분이 바로 포대화상입니다. 포대화상을 잘 보면 몸만 크지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한 몸과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아미타불의 가르침을 믿고 수행하면 숨골이 열리는데 의식이 아홉 개의 문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숨골로 인도받게 되면 아미타불의 법신세계와 내 의식체가 하나로 녹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죽기 전에 살아서 이 범혈이 열리는 사람이 있는데 티벳에서는 포와수행을 하면 스승이 범혈이 열렸는가 안 열렸는가를 확인해 줍니다. 풀가지 같은 것이 범혈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동양의 오랜 전통 왕생해탈법이 티벳의 스승들로 부터 서양으로 전해져서 서양사람들 중에서 몸의 기운이 완전히 열리는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공에서 몸이 열리면 자발공을 하듯이 감격을 해서 눈물을 흘리며 절을 끝없이 하고 염불을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영적인 깨달음을 이룬 사람들, 이런 사람들도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는데 또한 부정모혈, 이 백보리와 적보리가 하나로 결합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합을 하면 이것을 대락광명이라고 합니다. 인간생활을 통해 얻는 소락은 그 작은 쾌락 뒤에 허망함이 있는데 영적인 하나됨, 자기 안의 부모가 결합하여 음양의 기운이 하나가 되었을 때에 얻는 기쁨을 영적인 환희, 이것을 아난다라고 하고 대락광명이라고 해서 끝없는 기쁨이 몰려 오는데 이 커다란 기쁨의 광명을 자기 안에서 맛보게 됩니다.
* 이 내용은 지난 2003년 아미타경 설법에서 법문한 것을 발췌해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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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시:
- 2004-03-08 오후 6:4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