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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 이달에 만난사람> 현장스님(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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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공동체 구축/현장스님(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사람들-사람들
2008/04/16 11:29





<광주매일신문 이달에 만난사람> 현장스님(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아시아공동체 구축' 문화도시의 핵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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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날짜 : 2008. 04.16. 00:00



 이달에 만난 사람
 현장스님(광주 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인종·종교 초월한 '아시아인 나눔과 소통의 장'으로


불교문화와 생명나눔, 인류공동체 실현의 사랑 전파하고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이 진행 중인 광주는 온통 건물 등의 하드웨어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을 땅위로 올리자 내리자, 혹은 전당 내에 공연장과 미술관을 만들자 말자 등의 언쟁만이 살아있다. 또 하나같이 터져나오는 지향 모델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나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같은 서양의 것이다.
 정작 광주에는 중심이 될 만한 아시아문화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아시아문화 흡수의 필요성이라도 느끼고 있는가. 답은 '아니올시다'다. 제대로 된 아시아문화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욱이 문화의 개념에서 중심이란 단어는 그 자체가 웃음 나오는 모순이다. 문화에서 수도가 무엇이며 중심이 어디 있는가. 진정한 문화란 오히려 중심축을 해체하고 서로 '다른' 것들을 '차별'없이 '차이'내며 '공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다름아닌, 현장스님(광주 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의 이야기다. 그가 지난 십수년간 귀가 닳도록 지역에 던져온 화두지만, 아직도 귀담아 듣는 이는 별로 없는 듯하다.
 4월 내내 광주·전남 일대에서 '아시아문화나눔잔치'를 벌이느라 바쁜 그를 지난 14일 만났다. /편집자 주 



현장스님이 4월 내내 광주·전남 일대에서 '아시아문화나눔잔치'를 벌이느라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


 ▲등록도 못한 인도박물관…광주 현주소
 아시아 속 광주를 문화중심이 아닌, 문화교류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06년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을 설립했던 현장스님은 2년 사이 다소 지쳐보였다.
 그가 재단을 만든 이유는 단 한가지, 인도나 티베트 등 아시아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광주에 내주기 위함이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꿈꾸는 도시에서, 종교인이기 이전에 아시아문화 전문가인 그는 실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여겨 두팔을 걷어 붙였었던 것.
 그리고 보성 대원사에 만든 티벳박물관(2001년 설립)에 이어, 2006년 광주 증심사 입구에 한국 최초로 인도박물관도 세웠다. 언론은 당시 한국 최초 정식 인도박물관이자 광주의 첫 사립박물관이라고 잇따라 호평을 한 바 있다. 재단 설립에 대한 평가 역시 앞으로의 활약에 주목하겠다는 기대 수준의 것이었다.
 그러나 2년이 흐르는 동안, 재단과 박물관 관계자들은 서서히 지쳐갔다. 돈도 안되는, 남의 나라 문화콘텐츠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는 이는 드물었고 '아시아 문화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놓고도 시민의 호응이 적어 개설하지 못한지가 너무 오래됐다.
 게다가 인도박물관은 사립박물관으로 등록조차 하지 못했다. 재단이 박물관 건물의 주인이 아니라 세들어 사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은 꼬박꼬박 세내기도 벅찬 지경이다. 박물관 건물 임대 기간이 내년에 끝나면 박물관 유물들을 들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까지 와있다.
 행정적인 지원 역시 그들에겐 하늘의 별따기다. 경제적 부가가치, 종교적 기준, 유사 사업 실적 등 온갖 모호한 잣대에 걸려 지원요청 서류 제출도 힘에 부친다.
 ▲아직 혹은 계속 '아시아'와 소통 중
 그러나 아직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광주가 필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이란 것을 이끌고 나아가야 한다면, '아시아'라는 문패는 필수적인 문화콘텐츠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성사업을 이끌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이를 향유해야 할 지역민들까지도, 아시아를 알고 보듬어야 할 명분과 의무가 생긴 것이다. 광주가 문화도시 사업의 발신지가 된 이유가 5·18이 그러했듯 이 땅이 민주와 평화의 무대라는 인식에서부터 비롯된 것처럼, 이는 이 지역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힘겹지만 '아시아'라는 보따리를 계속 풀어낼 요량이다. 요즘 현장스님이 벌이고 있는 잔치는 '아시아문화나눔행사'다. 4월 내내 광주·전남 일대에서 열리는 이 잔치는 피부색이 서로 다른 아시아인들이 그저 자신들의 문화를 나누는 난장. 이것이야말로 '소통'이다.
 인도와 네팔,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예술인들과 이주민들이 광주아시아문화홍보관과 광주원각사, 광주향교, 광주문예회관, 해남 미황사, 보성 대원사, 구례 화엄사, 서울 인사동 등을 오가며 템플스테이와 다도체험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공연무대도 열고 있으며 앞으로 공동음반작업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15∼16일 광주 일대 박물관 투어, 16일 5·18광주민주화운동 유적 답사를 가진 뒤 오는 25∼26일 인도박물관에서 세계전통의상 패션쇼, 아시아음식문화축제, 다문화세미나, 인도·네팔 공연과 미술전시 등을 전개하게 된다.
 이렇듯 현장스님은 매년 광주로 아시아 각국의 예술인과 이주민들을 불러모을 생각이다. 여기서 광주는 권위적인 중심체가 아닌, 아시아문화 허브로서의 중계장치라고 스님은 거듭 강조한다.
 ▲다문화, 잔치와 융합으로 보듬기
 그의 이같은 일념은 '다문화가정 껴안기'로 이어진다.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시대로, 특히 아시아 출신 이주 외국인이 한국의 새로운 국민들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만이라도 제대로 된 아시아문화 공동체의 땅이 되어줘야 한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권보호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주인공인 그들을 제외한 토론장에서 해결책을 찾자고 떠들어댄다. 그들을 보듬자고 입으로만 이야기한다. 그러다 가끔 이주민들을 위한 선심성 행사를 마련, 선물 하나 쥐어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캄보디아의 경우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을 법으로 금지해놓은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인권후진국으로 낙인찍힌 셈이다.
 그래서 현장스님은 이주민과 다문화가정, 또 이들이 태어난 나라의 문화예술가들을 직접 광주로 불러내 "같이 놀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문화나눔잔치'라는 간판만 내걸었지, 한바탕 신명나게 어울려보자는 주문이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섞이고 녹아드는 문화의 융합을 즐기자는 이야기인 것이다. 수식어가 필요없는 축제다. 그리고 이것이 익숙해질 때, 아시아문화교류의 도시가 완성된다.
 더불어 현장스님은 보성 대원사 템플스테이와 광주 자비신행회 등을 통해 인연을 맺은 아시아 각국 유학생과 노동자들을 모아 문화공동체를 만들어낼 방침이다. 정·관의 주도가 아닌, 민간 차원의 교류가 많아야만 살아있는 문화도시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 종교가 아닌 삶의 철학
 "왜 하필 티베트와 인도였냐"고 우문을 던지자 "모든 삶의 철학과 혜안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는 현답을 그는 내놓았다.
 현장스님은 지난 1987년 티베트 여행 중 달라이라마를 만난 후, 그쪽 불교를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티베트에서의 불교는 종교가 아닌, 삶이었고 그 삶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행복을 추구하고 있어 감명을 받은 것이다. 그 땅에서의 철학과 삶의 방식만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문명홍수와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고민과 사회적 불행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답이 찾아든 셈이다.
 그렇게 티베트와 인도 등을 돌며 유물을 수집했고, 종교적 색채와 삶의 이야기를 광주·전남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유독 폐쇄적이고 국수적인 한국 종교문화의 텃새 탓에 처음엔 별종으로 불렸다. 스님이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치부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생각한다. 포교의 길은 다양하다고. 종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방법은 교리가 담긴 불경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과 무용 등 예술을 통해, 혹은 남다른 삶의 문화를 통해 대중의 신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은 포교 중의 하나. 스님은 불교란 것이 특별한 종교이기 보다는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유독 사회참여적인 활동에 주력해왔다. 지금까지 가슴에 단 명함도 많다. 보성 대원사 주지였고 대원사 티베트박물관장을 비롯해 (사)자비신행회 이사장, 생명나눔실천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 한꽃 외국인노동자 쉼터 회장 등을 맡아왔다. 절을 지키는 일 외에 바깥일을 많이 한 듯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하나로 연결된다. 바로 불교문화와 생명나눔, 인류공동체 실현의 사랑을 전파하는 일이다.
 이미 스님은 아시아불교문화 교류 전파자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3년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 네트워크(APPAN)의 제6회 국제예술축제·심포지엄을 광주에 유치, 한국불교문화 세계 전파와 소아백혈병 어린이 돕기 자선모금을 병행해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시아공동체 구축' 문화도시의 핵심
 스님은 말한다. 인종과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참된 문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문화도시의 주체들이 꿈꿔야 하는 숙제라고 말이다. 특히 광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아시아 문화의 원류이자 문화융합의 상징인 인도나 중국 등을 품고 소프트웨어적인 콘텐츠 흡수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정체성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알맹이 있는 문화도시를 구축하자는 외침이다.
 

진은주기자 jinsera@kjdaily.com
광주매일신문(http://kjdaily.com) 062-65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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