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생일날이 밝았다. 250여명의 사부대중이 보였다. 이날을 위해 특별히 초대된 여러 귀한 손님들이 있었다. 10시 30분 성모각에 모여 산신재를 올리기 시작하니 가는 비가 내렸다. 그러나 모두 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산신재를 올리기 전 먼산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다. 맑고 상쾌한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며 자연의 고마움을 생각했다. 삼귀의를 올리고 잠양린포체께 자비신행회원들의 헌다에 이어 지장회와 미타회, 밀린드다테, 그외 내외빈의 헌화가 있었다.



현장스님은 인삿말을 통해 "오늘은 대원사의 1503번째 생일이며, 산신각을 지은지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천봉산은 여산신을 모시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70%가 산으로 되어 있어서 독특한 산악신앙을 지켜왔는데 천봉산에는 여산신이 깃들어 산다고 합니다. 같은 산악 민족인 티벳의 스님들을 모시고 함께 산신재를 지내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민족이 양편으로 나뉘어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된 곳입니다. 오늘 그때의 영혼들을 위로하고 이생의 원한을 벗고 왕생 하시기를 발원합니다. 오늘 산신재를 지냄으로서 땅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고 말했다.



인도 반수리(인도의 전통 피리) 연주자인 밀린드 다테의 공연. 청아한 피리소리가 산중에 울려 퍼지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젖어 들었다. 비가 제법 내리는데도 가만히 좌정한채 눈을 감고 감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잠양 린포체를 모시고 온 티벳 라마승 6분이 전통밀교 의식으로 천도를 했다. 낮고 굵은 저음으로 읊는 진언과 경전은 듣는이로 하여금 희미해진 마음속 경건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제법 굵어지는 빗줄기에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동참하는 사부대중의 모습.



산신재의 마지막을 장식한 원명스님외 다섯 스님의 영산재공연. 구성지고 오랜 기간 수행을 통해 단련된 범성으로 산신청을 올렸다. 동참한 사부대중에게는 다섯가지 곡식을 섞어 돌리고 그것을 산속 생명들을 위해 흩뿌리며 여러 인연을 위한 공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