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바빴지요. 공문도 발송하고, 플랑카드도 내 걸고, 인터넷에도 홍보를 했습니다. 그렇게 설레이며 기다려온 잔치는 거제도에서 온 수녀님과 8명의 천사들의 사물놀이로 시작되었습니다. 기교도 없고 때로 박자도 틀렸습니다. 이 천사들은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고, 제일 높은 정신연령이 5살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천사들이 장단을 익히고 공연을 할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연습을 해야하는 걸까요? 하지만 공연내내 하염없이 해맑게 웃고 있는 천사들을 보며, 이런 활동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 쏟아지는 햇볕아래 무대위에선 지도 수녀님이 땀을 훔치시며 천사들을 격려해 주었고, 공연이 끝나자 관객은 박수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현장스님은 커다란 상자안에 무엇(?)을 담아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무거워서 스님은 잘 못 드시는데 수녀님이 거뜬히 들어 올리시니 현장스님이 활짝 웃으셨네요.


한빛 국악 예술단 단원들의 본격적인 사물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색이 화려한 의상과 수준급 연주 춤등이 잘 어울리는 무대였습니다. 꽃타령, 춘향가, 등의 우리 가락이 한층 분위기를 신명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한빛 예술단원들이 창작 안무 공연도 있었습니다. 나긋 나긋한 손놀림, 부드러운 회전등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광주 예술 봉사단 단장 이애자씨의 멋진 노래와 춤이 곁들여 졌습니다. 무대매너가 수준급이어서 단상 아래로 내려와 어르신들 가까이에서 흥을 돋구워 드렸지요. 덩실 덩실 흥에 겨운 어르신들이 일어나 춤을 추셨습니다. 나이가 드셨음에도 천진한 마음을 간직하고 사시는 모습이 부럽 더군요.


드디어 어르신들의 멋진 노래 실력을 뽐내는 시간이 돌아왔지요. 출연자들은 아홉살 꼬마에서 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연령도 다양했습니다. 누가 얼마나 잘 부르냐는 중요하지 않은 자리가 되 버렸지요. 함께 어울리며 흥겹게 노는 분위기 였으니까요. 한 가족이 된듯 박수치고, 같이 따라부르고, 어깨춤까지 추어대는 모습에서 살면서 느꼈던 고단함이 다 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속의 어르신이 대상 수상자 입니다.


남편이 누래를 할때 무대 아래서 춤을 추면서 격려를 해 주신 이애주씨는 "노래솜씨가 좋아서가 아니고 여러분들께 흥겨운 기분을 느끼게 해 드리기 위해서" 춤을 추었다고 인기상 수상 소감을 말씀하셨고요, 상품을 증정하는 대원사 원주 정륜스님의 얼굴에 환한 저 미소는 주는 이 만이 느낄수 있는 기쁨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