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다. 이 무렵일 것이다. 시인 김남주가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노래한 풍경이.

지난 11월 15일 대원사 티벳박물관에서 ‘새터민의 역사적 배경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다문화가정의 이주 여성들의 그림전시회, 아시아문화교류재단 다문화연구소와 함께 다문화 세미나 등의 행사를 치르면서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다문화를 다룬 자료집‘새로운 이웃, 함께 사는 꿈’을 낸 바 있다. 박물관의 소외계층 문화향수기획의 일환이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12,000여, 광주 전남의 500여 새터민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지혜를 나누자는 취지로 새터민 템플스테이, 합동차례모시기와 티벳과 새터민들의 삶을 담은 전시, 그리고 새터민들의 애환과 전망에 대한 토론의 장(場)을 마련한 것이다.

다문화연구소장 이희재(광주대 교수)씨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남북한 분단의 세계사적 배경과 전망을 주제로 이규태(역사학자)씨, 새터민 김춘화씨의 살아온 길 그리고 20여 년 동안 새터민들로 이루어진 봉사단체 ‘둥지’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보살펴 온 김세권씨 등의 발표가 있었다. 재가불자 화엄학림 정원채 학장, 통일사회연구소 윤영일 씨의 토론이 이어지며 서로 다른 체재, 언어, 문화 등의 간극에서 오는 어려움 등이 얘기되었다. 세미나에는 30여명의 새터민들도 참여했는데 김모씨(여,47세 남한 5년차)는 탈북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식량난이었다면서 남한에서는 그런 근심은 덜었으나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을 이야기하였다. 준비 없이 들어오게 되고 남한 정부 또한 새터민들에 대한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50여년이 넘는 분단의 역사가 어찌 하루아침에 해결되겠는가만 통일을 논의하고 그 꿈을 꾸는 것부터 통일은 시작되었다는데 모두가 공감하면서 서로 양보와 이해를 당부하였다.

대원사 티벳박물관은 이날 광주 전남 지역의 새터민 학생 1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꿈과 희망을 나누고 자비신행회, 대원사 신도들과 함께 북녘 동포 쌀보내기 운동도 추진하며 정토회에 성금을 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