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질링은 세계적으로 홍차 생산지로 유명하다. 인도 동북부에 위치한 산간지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곳에 차밭이 형성되어 있다. 푸른 하늘과 초록의 숲사이로 경사진 차밭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지만 다르질링은 슬픈 역사를 간직한 땅이다. 원래 시킴이라는 작은 왕국의 영토였으나 영국에게 관할권을 넘겨주면서 이곳에 대규모 차밭을 만들게 된 것이다. 원래의 지명은 도르제링(금강국)인데 이를 영국식으로 부르다보니 다르질링이 되었다고 현장스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지리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끼인 약소국의 서러움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안개가 끼는 날이 많은 다르질링의 기후는 최고급 홍차의 생산에 적합하다. “다르질링에서 생산되는 홍차는 차협회에서 모두 관리되며 좋은 품질의 홍차는 전량 외국(주로 영국)으로 수출된다”고 차 협회의 회장인 P.C. Tamang 씨가 말했다. 그들은 좋은 차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차잎을 제대로 키우는가에 달려 있으며 그래서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을 고집한다고 했다.
홍차의 세계적인 생산지에서 우리의 가루차(말차)를 선보이는 시간. 시연팀(고조자, 오점희, 김희숙)은 곱게 한복을 갈아입고 큰절을 곱게 한 다음 흑임자, 송화가루로 만든 다식을 접시에 담아 다르질링 차 관계자들에게 권했다. 처음 보는 우리의 전통 과자에 신기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들의 입맛에 자연스러운지 한번 더 다식을 먹어보는 이도 있었다.
현장스님은 차에 대해서 “한국에는 차 문화가 2천 년 전에 전래되었다고 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은 인도를 문화의 어머니 나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선보이는 가루차는 역사적으로 고려시대에 일본으로 전해져 일본에서 발전을 시켜서 일본차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지만 원래 한국의 전통차입니다. 차를 맛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차를 있게 한 자연과 사람들의 고마움을 생각하는 것은 한국 다도의 기본” 이라고 설명을 하셨다.
시연이 끝나고 차 협회 관계자중 한 젊은 사람은 다즐링에서도 차를 따며 부르는 노래와 춤이 있다며 동작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우리도 아리랑을 합창하며 같이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시연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낮과 밤의 기온차를 실감시켜 주듯 음습하고 싸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