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에서 만난 푸른 눈동자의 친구들 녹음이 짙어가는 8월 대원사 벚꽃나무길에 버스 한 대를 만났다. 차창으로 언뜻 보이는 금발머리들, 인솔자를 포함한 독일친구들 11명과 한국친구들 16명이 탄 버스다. (참가인원 : 총 27 명 - 인솔청소년지도자 : 1명 - 본부팀: 3명 - 참가청소년 : 12명 - 독일청소년 :8명 - 독일청소년지도자: 3명 ) \"저희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서울 청소년 문화교류센터 소속입니다. 이번에 구 동독 친구들과 동서남북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어요. 동서남북은 분단을 경험한 한독 양국의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평화의 인식을 높이고, 문화교류를 통하여, 각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 청소년처럼 보이는 이영욱 간사의 프로그램 배경설명이다. 8월 6일부터 16일까지 일정중에 오늘은 대원사에서 템플 스테이 체험을 한다. 간단히 여장을 풀고 콩물국수 공양을 했다. \"여러분은 이 음식의 이름이 무엇지 아세요? 이것은 여름에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국수인데 콩을 갈아서 국물을 만듭니다. 건강에 매우 좋답니다.\" 통역을 위해 오신 고불심 보살님의 자상한 콩국수에 대한 설명. \"평화는 우리들 밥상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고 괴롭히지 않고 만들어진 식탁입니다.\" 스님도 한마디 거드신다. 생소한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맛있게 공양을 끝냈다. 저녁예불 시간이 되어 대원사 앞마당 종이 울린다. 다들 신기한듯 삼삼오오 모여들어 스님께 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서양의 종은 밖에서 치고 동양의 종은 안에서 칩니다. 예전에 중국에 고래를 싫어하는 용이 살았는데 종머리는 용의 형상이고 목어는 고래 형상, 고래가 가까이 오면 무서워서 종이 운다\"고 한다. 한번씩 차례로 종을 울려 보며 장엄한 울림을 체험하고 이 종소리가 시방세계모든 만물들에게 평화의 메시지가 되어 깨달아지기를 기원했다. \"오른손을 어머니의 손 즉 자비의 손이라고 하고, 왼손은 아버지의 손이라고 하며 지혜의 손이라고도 합니다. 기도를 할 때는 이 사랑과 지혜의 손을 한데 모읍니다. 두 손을 모아서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으로 넣으면 연꽃형상이 되는데, 이렇게 절을 하면 내 자신은 연꽃이 되고 절을 받는 상대방은 부처님이 됩니다. 수행자는 항상 스스로가 한송이 꽃이고 상대방이 귀한 부처님으로 섬기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것입니다.\" 절을 하는 방법, 입식생활에 길들여진 그네들이 앉아서 절을 한다는 것은 익숙치 않은 일이나 나름대로 열심이다. 죽비를 들고 한사람 한사람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아 주시는 모습. 칠흑같은 어둠속에 풀벌레 울음소리만이 법당을 가득 채우는 엄숙하면서도 그윽한 시간. 연등이 화려하게 밝혀진 연못 주변에 앉아서 음악 연주를 들었다. 대원사 전속 음악인이신 유상호 거사님의 팬플룻 연주로 \"secret garden\" 과 양희은의 \"아름다운것들\"을 감상하고 클래식 기타연주로 로망스와 라쿰파르시타가 밤하늘과 푸른 눈동자 친구들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독일 아가씨들(율리아나, 안드레아, 프란체스카)이 부른 독일 민속음악 \"달이 떠오른다네\"를 답가로 들었는데 고요하고 서정적인 노래였다. 장소를 옮겨 선방에서 손으로 연꽃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접시를 손바닥에 올리고 유연성을 기르면서 잠시 짜장면 배달 분위기가 되어 한바탕 웃음. 연꽃차에 대한 스님의 설명과 연차와 중국 미인에 얽힌 임어당의 책이야기등 밤은 깊어가고 스님의 사찰 문화에 대한 안내도 깊어가고 그들의 진지한 푸른 눈동자도 깊어갔다. 내일은 새벽예불을 하고 새벽연에 맺힌 이슬을 감상할 것이다. 2004 미지 한독청소년교류 프로젝트“동서남북”이라는 이름은 구 동독, 구 서독, 남한, 탈북한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을 나타낸다. 한국과 독일 청소년들과의 직접적인 문화교류를 통하여 참가자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여 자신의 문화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다. 서로의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졌기를 바래본다. 사진 고불심 글 정혜자 miraboh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