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곡조에 흥도 절로 나고~~~>

“다 같이 차타고 놀러 댕기니께 나는 무조건 좋아불제” 죽산리 여러 어르신이 신명이 나셨다. 해마다 이맘때면 현장스님께서 보내주시는 일명 효도관광(?) 기회가 온 것이다. 간만에 꽃단장 하시고 모이시니 25인승 승합차가 꽉 찼다.

<노래 한곡조에 흥도 절로 나고~~~>

“내 옆으로 앙거(앉어)” “오메, 우리 아짐이 나를 이렇게 생각 해 준당께” 정담 가득한 가운데 보성을 지났다. 오랜만에 어르신을 모셨으니 조용히 가면 섭할 일. 체격으로보나 목소리로 보나 안 나서면 서운할 보살님이 한분 마이크를 잡았다. 자인화 보살님이다. “오늘은 제가 화끈하게 모셔 불랑께, 어르신들은 주문 하실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먼저 한 곡조 멋들어지게 뽑으시니 분위기는 점점 후끈 후끈.

<노래 한곡조에 흥도 절로 나고~~~>

언제 왔는지 모르게 차는 강진을 지나 땅끝에 도착했다. 그러나 땅끝에서 미황사를 찾지 못하여 잠시 우왕좌왕. 가도 가도 벌판길이 나오니 참지 못하고 한 어르신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따미, 산으로 가세, 벌판에 먼 절이 있것는가” 하여 모두들 파안대소. 달마산을 한바퀴 돌아 드디어 미황사에 도착.

<달마산 미황사>

<도량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금강스님>

현장스님께서 미리 전화를 해 두시어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친히 안내를 해 주셨다. “여기는 육지의 마지막 절 미황사입니다. 저기 보이는 산이 달마산이고, 넘어가면 완도, 이 앞쪽이 진도예요. 1255년전 인도의 배가 땅끝에 도착해서 인도 불교가 직접 전해진 곳입니다. ” 미황사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이어진 미담 한 토막. 지금은 미황사가 중창불사도 하고 그래서 사찰다운 모습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너무도 가난하였단다. 그 시절 미황사 명부전이 한쪽으로 기울게 되자 목포에서 명부전 부처님을 모셔가려고 사람들이 왔는데 마을 사람들이 우리절의 부처님을 누가 모셔 가느냐며 길을 막아서 못 모셔가게 했다고 한다. 그때 마을사람들이 다같이 울력을 하여 요사채를 마련하여 임시로 부처님을 거기에 모시고 세월이 흘러 제대로 된 명부전을 짓고 다시 부처님을 제자리로 모실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결국 다른데서 오시는 분들이야 손님이지만 마을사람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마을에 있는 사찰을 잘 보살펴야 한다는 요지셨다. 처음 만남에 뜻깊은 법문까지 들려 주시는 다정다감한 성품임을 느끼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래장 보살님이 간만에 솜씨를 발휘하여 마련한 반찬에 자리도 깔지 못하고 삼삼오오 둘러 앉았으나 게눈 감추듯 공양이 끝났다. 가는길 차안에서 어려운 스님도 안 계시니 곡차도 한잔씩 하시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기본 한곡에 보통은 두곡 잘하면 세곡씩 뽑으시니 차도 흥을 참지 못하고 들썩 들썩.

구경도 잘하고 허기도 채웠으니 피곤한 몸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장흥에 새로운 온천 사우나가 생겼다고 거기를 가고 싶으시다니, 당연히 그리 모셨다. “우리는 한시간이믄 목간(목욕)이 끝나분디, 할마씨들은 기본이 두시간이제” 한 처사님이 빨랑 끝내고 한 군데 더 가자고 바람을 잡으신다. “아따, 그래도 때는 밀어야제” 보살님들이 대꾸를 하셨지만 한시간만 하자는데 동의.

가는길에 장흥 보림사에 들렀다. 저녁 어스름이 지는때 중창 불사가 한창이다. 박물관도 짓나 보다. 건물이 엄청 컸다. 철로된 약사 여래불을 친견하고 보살님들과 한컷. 얼큰한 대구탕에 해장을 하고 죽산리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어르신들은 스님께 너무나 감사드림을 꼭 잊지 않고 전하신다. 어르신들, 오래 오래 장수하셔서 해마다 꼭 같이 손잡고 놀러 댕기시게요~

정혜자 miraboh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