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장전 불사 기념 헌공다례와 영산재 봉행

시월의 마지막 날, 오전 10시 대원사 마당 가득 범종이 10번 울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법고소리. 법당 아래 무대에서 기모노를 차려입은 한 여인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염불 가락이 울려 퍼지자 천천히 그러나 숙련된 동작으로 물을 끓인다. 다완에 물을 붓고 차를 담아 차선으로 거품을 낸다. 동작 하나마다 의미가 있고 오랜 기간의 수행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차가 완성이 되면 두손으로 받들어 스님께 건네어 진다. 스님 역시 공손히 부처님 전에 차를 올리고 삼배를 한다.

헌공다례는 찻물을 부처 또는 존경하는 사람에게 정성스레 바치는 예의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신문왕의 두 아들이 상원사 문수보살에게 동중수를 길어다가 차를 달여 공양한 기록이 있다. 해마다 봄과 가을에 우리 조상님들은 불보살전에 헌공다례의식을 통해 차를 올렸다. 대원사에서는 김지장전 단청 개금 불사를 기념하여 불교 전통 종합예술인 영산재와 함께 헌공다례 의식을 올렸다.

헌공다례를 위해 일본의 다도 명가인 오모떼센께 회원들을 초청하여 시연을 보였다. 일본 다도의 시조 리큐의 손자 소오탄의 자식대에 이르러 정통다도는 세 집으로 나뉘어지게 된다. 오모떼센께, 우라센께, 무샤노코지센케가 그것이다. 이중 오모떼센케는 센케의 정통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지금 제14세 소오사에 이르고 있다. 이날 시연을 보인 다찌가와 선생의 손동작과 몸동작 하나마다 절제와 조심성이 묻어났다.

이날 주지 현장스님은 “영산재는 신라시대 쌍계사의 진관국사가 중국에서 들여온 범성이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여 온 불교의 종합예술이며 상근기는 견즉해탈이라고 할만큼 장엄하고 영험있다”고 소개를 하시며 “우리도 항상 조상의 은혜를 생각하여 복되고 지혜로운 삶을 살도록 하자”며 인사말을 가름했다.

오후 2시부터 이어진 영산재는 4시가 되어 봉송을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백금옥(58, 광주 두암동)씨는 “불교계에 이렇게 아름다운 천도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감동을 느꼈다. 다른이들에게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정혜자 miraboh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