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희기자의 인도문화 탐방><2>산티니케탄서 울려퍼진 `판굿' 한마당
亞문화재단-인도 산티니케탄 교류 협약
평화 ·민주 하나된 축제의 장…"가슴 뭉클"

“아시아문화예술인 교류활동 하나로 마련된 인도와 광주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네크워크를 연계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장스님(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 이사장)의 소감을 시작으로 인도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세운 숲속의 배움터라 알려진 산티니케탄 평화의 배움터에 `동방의 등불'이 환하게 비췄다.
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이 광주시와 자비신행회가 인도산티니케탄과 광주문화예술인과의 교류 및 네트워크를 결연, 서로의 문화를 이해·신뢰하는 발판의 계기로 `인도문화사절단 한국음악과 함께하는 신나는 한판' 축제를 마련했기 때문.
어느 누구도 그 무대에 서 볼 수 없었던 터라 의미는 남다르다 하겠다. 처음으로 그 축제의 시작을 알린 행운의 주인공은 광주문화예술공연단 `얼쑤'(대표 김양균).
지난 1992년 1월12일 창단된 타악그룹으로 광주 무형문화재 8호인 광산농악보존회 교육보조자 이수자와 전수생들로 구성,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 사물놀이를 더해 까만 밤하늘을 환한 은빛으로 수놓았다.
천둥소리를 상징하는 꽹과리, 비소리를 연상시키는 장구소리, 바람소리를 표현하는 징소리, 구름이 흘러가는 듯한 북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한국의 신명과 멋을 한껏 선사했다.
사물놀이의 마력은 대단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음악이라는 혹은 소리라는 매개체로 하나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시간의 흐름과 세상의 변화에 옛문화는 잊혀져 가는 것이 당연한 진리지만 이들이 힘껏 두드리는 우리 전통음악의 짜릿한 무대는 온몸을 전율케한다.
이렇게 우리문화가 소중했단 말인가. 그 공간에 자리하는 동안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 3살때 이곳으로 이민온 이다솜양은 “산티니케탄에서 우리 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얼쑤' 공연단의 공연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또 인도 문화사절단에 합류한 서춘숙씨는 “서울에서 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 부랴 신청했다”면서 “광주에 우리 전통음악을 전하는 전수자들이 있었다니 놀랍다. 우리음악에 흠뻑 취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바탕 판굿을 벌인 김양균 얼쑤 단장은 “문화예술분야에 담긴 인도의 평화정신과 광주의 민주정신이 흡사한 이곳 인도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갖게돼 나도 모르게 흥분했다”면서 “그 어느때보다 우리 전통음악에 호응해 주는 산티니케탄 주민들의 열기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머리에 쓴 상모를 돌리며, 몸으로 춤사위를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진풀이를 짜는 `판굿' 등을 전하는 `얼쑤',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은 음악을 선사할 그들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