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불도를 멀리서 구하지 말라

 다시 말씀하셨다.

"이런 속담이 있다.

'곳간에 사는 쥐가 배를 주리며, 논을 가는 소가 배불리 풀을 뜯어 먹은 적이 없다.'

이 뜻은 곡물이 잔뜩 쌓인 곳간에 사는 쥐가 반드시 배불리 먹는 것은 아니며,

 논밭을 가는 소가 풀 가운데에 있어도 풀을 먹지 않으면 배를 곯기 때문이다. 사람도 이와 같다.

사람들은 불도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것을 자각하지 않기 때문에 불도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불도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달리 깨달음이 있지 않나 하며

다른 곳에서 구하려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마음이 편안할 수 없다.

그리고 불도에 깊이 도달한 사람의 행위는 선행이나 악행에 관하여

각각 자기 나름대로의 깊은 판단이 있다.

범부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옛날에 에신(惠心)승도가 어느 날 뜰에서 풀을 먹고 있는 사슴을 보고,

사람을 시켜 대려서 내쫓았다. 이를 지켜보던 한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자비심이 없습니다. 어찌하여 정원의 풀을 아깝게 여기어 축생을 괴롭히는 것입니까?'

에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만일 이 사슴을 때려서 내쫓지 않는다면, 사슴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악인에게도 안심하고 가까이 가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때렸습니다.'

 사슴을 때린 것은 표면적으로 자비가 없는 것 같지만

마음 속 깊은 도리로는 자비가 넘쳐흐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