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를 나와 벌교 보성방향으로 오면서 대원사이정표를 따라왔다.

대원사를 가기위해선 세심한 운전습관을 들이는게 좋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대로에서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이 상당히 구불구불 폭도 좁아서 반대방향 차라도 마추지면 닿을듯

아주 위험한 도로였다.

대충 입구에서 두부전골로 배를 채우고 해가 늬었늬었질 즈음 대원사로 향했다.

대원사에서 마련한 티벳박물관이 있었는데, 그곳은 입장시간이 6시였으나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6시 5분 양해를 구하고 빨리 보겠다는 약속으로 20여분의 시간동안 돌아보았다.

티벳이나, 인도의 불교 유물은 우리것보다 더 화려하고 날카롭고 무섭게 보였다.

군데군데 서있는 마네킹들이 밤에 보는 사천왕보다 더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것 같아..(난 겁이많다)

지하1층, 지상2층에 달하는 박물관을 거의 뛰다시피 다니게 했다.

뒤에서 따라오는것만 같아서 마지막 방문객인 나에게 어서 나가라고 하는것같은 무게감에

무엇을 보았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래도 내속엔 "죄"들이 100마리쯤 사나보다.. ㅠㅠ

박물관의 오른쪽에 대원사가 자리하고있다.

여느 절처럼 산길을 올라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나름대로 만족했다. (지쳐있었으므로)

대원사는 사찰이라기보다 수생식물을 키우는 화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탕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 연꽃이 대원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곳도 저곳도 눈을 돌리는 곳마다 연 밭이었다.

대원사는 태안지장보살과 언젠가 TV에 나왔던 아기부처의 머리에 씌어진 빨간 모자때문에 더 유명세를 타는 곳이기도 하다. 태안지장의 슬픈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생명과 연의 중함에 다시금 머리를 조아리게 한다. 어느덧 작지만 고즈넉한 산사에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기부처들을 지켜주고 있는 신상들이 어쩐지 더 듬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