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2008년 새해를 여는 특별 전시로 『불서로 본 스님의 일상』을 2007년 12월 18일부터 2008년 2월 17일까지 개최 중에 있다.

전시는 총 8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산사의 하루”로 새벽 도량석을 시작으로 저녁 취침에 이르기까지의 일상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2부부터 7부까지는 출가하여 불도를 닦고 전하는 스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장으로, 2·3부 : “출가를 하다 - 출가와 행자생활, 사미계”, 4부 : “스님이 되다 - 강원생활”, 5부 : “법을 세우다 - 구족계”, 6부 : 부처를 찾다 -선방과 만행”, 7부 : 불법을 전하다 - “인가, 저술, 교유” 등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8부는 “무無로 돌아가다 -입적, 다비와 부도, 탑비, 진영조성”등 스님으로서의 삶을 마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전시유물은 김민영 선생이 소장한 <묘법연화경삼매참법 妙法蓮華經三昧讖法>(보물 제1519) 등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9점을 포함하여 스님들의 수행 길잡이였던 불서佛書 100여권과 선암사 · 백양사 · 대흥사 · 금둔사 등 우리 지역 각 사찰이 소장한 유물 등 모두 120여점이 선보인다. 특히, 대흥사의 <선조대왕 하사 염주> 등은 절 밖으로 나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선암사의 <傳 대각국사가사>(중요민속자료 244호)도 모처럼 공개되며, 선원생활의 규율을 담은 <선원 12절목> 등은 조선시대 스님들의 선원생활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더불어 <백암산 관음선원방함록> 등도 처음 소개되어 근대 불교사의 새로운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그리고 다산茶山 정약용의 <하피첩霞帔帖>과 <제만일암지題挽日菴志>, 대흥사의 스님들과 주고받던 편지 등이 소개되어 다산을 비롯한 당시의 지식인들과 스님들과의 교유관계를 살필 수 있는 자료도 눈에 띈다. 추사秋史 김정희가 제주도 귀양시절에 쓴 것으로 보이는 <관음경觀音經>은 불교에도 조예가 깊었던 추사의 또 다른 면을 살필 수 있다. 이밖에도 근대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알려진 경허鏡虛선사의 시문집을 방한암方漢岩 선사가 직접 손으로 적은 육필<경허화상집>과 <청허당 휴정대사 진영> 등이 선보인다. 이 전시는 호남지역의 불교문화사적 전통을 다시금 살펴보고, 불교의 ‘삼보三寶’ 가운데 하나로 여겨질 만큼 오랜 기간 존경을 받았던 스님들의 수행과정과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다.

이 전시를 통해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님들의 하루 일상과 삶뿐만 아니라 부처를 향한 숭고한 마음과 불법을 배우고자 묵묵히 수행의 길을 걸었던 구도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